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학급당 20명, 가능합니다”

등록 2021-10-30 09:08수정 2021-10-30 18:18

[한겨레S] 커버스토리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인터뷰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30일 오전 세종시교육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종/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30일 오전 세종시교육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종/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전국 최초 초등 1학년 학급당 학생 20명 배치!’

지난달 30일 찾은 세종시교육청 건물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외벽에 단단히 고정된 대형 펼침막이 교육청의 다부진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듯했다. ‘20명 학급’은 세종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지난 25일엔 울산시교육청도 내년 관내 초등학교 1학년 학급을 20명 이내로 편성하겠다며 어깨를 겯고 있다.

“우리 교육계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가 바로 학력 격차의 문제입니다. 그 문제가 코로나19를 겪으며 더 심각해졌어요. 모니터 화면에서 해결할 수 없는 학습 공백이 생긴 거죠. 교사와 학생이 좀 더 가깝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이날 교육감실에서 만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최 교육감은 지난 9월 기자회견을 통해 수차례 ‘20명 학급’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 간 학습 격차를 줄이는 최선의 수단으로 꼽는다. 교실에서 차이는 교실 바깥까지 영향을 미치며 학습 격차를 넓힌다. 그는 “(교사와 학생의 접점이 적을수록) 학습에서 뒤처지는 부분이 생기고, 이를 사교육이나 가정에서 해결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 격차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급 학교에서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수학협력교사제(수학 교과에 협력교사를 두는 제도), 기초학력지원센터 등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것은 “교실 수업 과정에서 기초학력 미달자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이라는 게 최 교육감의 지론이다. 기초학력 부족 학생을 따로 모아 담당교사를 배치하는 것보다, 학급 수를 하나 늘려 그 교사가 한 반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종시교육청은 20명 학급에 필요한 예산 가운데 인건비를 약 27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교실 재배치, 새로 증설되는 학급의 정보화 기기 비용으로는 4억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반면, 학습 격차가 벌어진 뒤 이를 기초학력 지도교사로 메우려면, 세종시 초등학교 51곳에 2명씩만 채용해도 100명 넘는 교사를 새로 충원해야 한다. 최 교육감은 그보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내로 줄이려면 현재 학급 수의 3%를 늘려야 한다. 교실 확보를 위해 올해 6학년 졸업 학급보다 내년 1학년 신입생 학급이 적은 경우, 그에 따른 교실 재배치를 하고 특별실 일부를 일반 교실로 바꿀 계획이다. 교사의 경우, 수학협력교사, 교과전담교사 등을 학급 담임으로 전환하고, 이들의 빈자리를 임용 대기 중인 기간제 교사로 채울 예정이다.

하지만 최 교육감의 고민은 “현재 세종시교육청 재정과 인력으로는, 마른 수건 짜는 식으로 하면 내후년까지 어떻게든 해볼 수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불가능한 상태”라는 데 있다. 최 교육감은 “각 대선 후보들이 교육 분야에서 학급당 학생 20명 이하 공약을 내걸고, 새 정부가 시작되면 교육부를 통해 바로 집행해주실 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중학교 국어교사이기도 했던 그는 “이런 정책이 초등학교 전학년, 나아가 중학교까지 확대되면 정말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세종/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 대통령 “문재인·노무현 부인도 문제 일으켜”…김 여사 논란 물타기 1.

윤 대통령 “문재인·노무현 부인도 문제 일으켜”…김 여사 논란 물타기

‘거친 입’ 임현택 의협회장, 결국 취임 반년 만에 탄핵 2.

‘거친 입’ 임현택 의협회장, 결국 취임 반년 만에 탄핵

‘윤석열 퇴진 집회’서 11명 체포…민주노총 “경찰이 폭력 유발” 3.

‘윤석열 퇴진 집회’서 11명 체포…민주노총 “경찰이 폭력 유발”

드론으로 국정원 촬영, 중국인 관광객 현행범 체포 4.

드론으로 국정원 촬영, 중국인 관광객 현행범 체포

“윤석열에게 실망과 공포…참담하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 5.

“윤석열에게 실망과 공포…참담하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