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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물류대란 오면 어떡해…요소수 품귀에 소비자 불안도 ‘꿈틀’

등록 2021-11-08 16:53수정 2021-11-08 20:41

물류대란 가시화에 자영업자·소비자도 불안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주부 김아무개(36)씨는 지난 7일 정부가 호주에서 요소수 2만ℓ를 긴급 수송한다는 기사를 읽고 구매해야 할 생필품 목록을 작성했다. 하루치 물량에 불과한 요소수를 긴급수송할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평소 중간 용량을 샀던 세제와 쌀도 대용량으로 고르고 치약 등 소모품도 구매할 생각이다. 김씨는 “마스크 대란 때가 생각이 났다”며 “요소수 문제가 빨리 해결되더라도 어차피 사야 할 것들 준비해서 나쁠 것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8일 경유(디젤) 차량에 쓰이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쉽게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물류대란까지 예고되자, 자영업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생필품과 공산품을 제때 구매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커지며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경유차 등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요소수의 생산 원료인 요소 재고량이 이달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수의 사례지만 실제로 요소수 때문에 택배 배송 차질을 겪고 손해를 보는 자영업자들도 나오고 있다. 지역과 이용하는 택배 업체에 따라 일시적으로 택배 차량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건데, 자영업자들은 물류대란이 현실화 될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북 고창에서 온라인으로 반려동물 간식을 판매하는 반민정(41)씨는 “지난 2일부터 제품도 못 보내고 폐기한 뒤 환불 처리했다”며 “오늘(8일)까지 70만원 손해 봤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자영업자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 등에선 “쌀과 멸균우유 등을 미리 사놨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일부 협회는 회원사들에게 공산품 등을 미리 갖추라고 독려하기도 한다. 지난 3일 주유소협회 충북지회는 도내 740개 회원 주유소에 “요소수 품귀로 다음달부터 물류대란이 예고되니 (고객 사은품으로 많이 쓰는)생수·워셔액 등을 미리 구비해 갖춰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지회 관계자는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하면 택배 등 물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생수·워셔액 등을 생산·공급하는 업체들이 먼저 사전에 제품 확보를 당부하는 요청을 했다”며 “안 그래도 주유소에 요소수가 없어 다들 힘든데, 다른 물건까지 부족하면 힘들지 않겠느냐”며 메시지를 보낸 취지를 설명했다.

요소수발 물류대란이 본격화하면 자영업 중에서도 미리 주문하기 어려운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이들의 타격이 더 클 전망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김태준(32)씨는 “샌드위치 가게라 무작정 야채나 식자재 발주를 많이 넣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대란이 장기화하면 가게 상황을 고려해 미리 재료를 많이 주문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매점매석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공공부문 여유분을 활용하는 등 국내 수급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는 8일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경유차 요소수 및 그 원료인 요소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 등의 불법 유통 점검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박수지 박지영 이완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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