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낮 12시40분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30대 남성 ㄱ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전날 오전 11시30분께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옛 연인인 3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얼굴 부위에 흉기에 찔린듯한 상처가 발견된 피해자 ㄴ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 7일 ㄴ씨는 경찰에 ㄱ씨의 스토킹을 호소하며 신변보호를 요청해 스마트워치를 갖고 있었고, 사건 당일에도 스마트워치로 두 차례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11시29분 첫 신고 후 범행 현장이자 ㄴ씨의 주거지인 을지로의 한 오피스텔이 아닌 11시30분 명동으로 출동해 시간을 허비했다. 스마트워치 신고가 이뤄졌을 때, 경찰 시스템이 정확한 피해자 위치를 잡지 못하고 명동 기지국만 파악해 오차범위가 발생하면서다. 이어 경찰은 11시33분 2차 신고가 들어오자 그제서야 11시34분 명동과 오피스텔로 동시에 출동해 11시41분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 피해자는 이미 습격을 당해 복도에 쓰러진 상태였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스마트워치의 위치를 기지국 중심으로 확인하는 기존 112시스템을 활용해 조회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경찰청과 협의해 스마트워치 등 신변보호 대응 시스템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에 대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ㄱ씨를 중부경찰서로 호송하는 한편, 살해 혐의로 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