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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굳이 ‘A검사장’ 운운에…‘윤석열식 줄 세우기’ 우려하는 검사들

등록 2022-02-11 16:21수정 2022-02-11 16:39

‘한동훈 중앙지검장’ 발언 검사들 반응 들어보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특별강연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특별강연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집권 시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검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줄세우기’가 시작됐다는 자조 섞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검찰 인사에서 반복되온 ‘편 가르기’ 악몽이 다시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집권 시 측근 검사들을 중용해 (전 정권) 보복수사를 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돌연 ‘A검사장’을 언급했다. 윤 후보는 “왜 A검사장을 무서워하나. 이 정권에서 피해를 많이 보았기에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 안 되는 건가. 말이 안 된다. (이 정권에서) 거의 독립운동하듯 해 온 사람이다. 일본 강점기에 독립운동해 온 사람이니 나중에 정부 중요 직책에 가면 안 된다는 논리와 뭐가 다르냐”고 했다.

A검사장은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동훈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윤 후보와 한 검사장이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나눈 각별한 사이라는 점에서, 검찰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윤석열식 줄 세우기’가 시작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모든 공무원이 그렇겠지만 검사들도 인사에 굉장히 민감하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주요 자리의 개수가 한정적인 만큼 윤 후보의 발언은 측근 챙기기, 줄 세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 정부에서 무리한 인사로 검사들 원성이 얼마나 컸는지 윤 후보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왜 측근을 챙기는 듯한 발언을 했는지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유능한 사람을 주요 자리에 앉히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측근을 주요 자리에 앉히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중립성 논란을 항상 불러온 ‘네 편 내 편’ 나누기가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일선 검사들의 능력이나 성과와 상관없이 윤 후보와 친분 있는 검사들 위주로 ‘챙기기 인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정부와 각을 세우며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수차례 강조해온 윤 후보의 발언이기에 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검사는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하지만, 직전 검찰총장이셨던 분이라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윤 후보가 집권하면 인사 폭이 클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현 정부 때처럼 물갈이 인사로 일선 검사들이 허탈감에 빠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인 윤석열’의 발언에 의미를 부여해 동요할 필요 없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의 한 검사는 “윤 후보는 검찰을 떠난 정치인이다. 윤 후보가 총장 퇴임 직후 대선에 출마한 것을 놓고 내부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윤 후보 입장에선 집권하면 가장 신뢰하는 후배를 요직에 앉히겠다는 뜻 아니겠냐. 검사들이 정치인의 발언 하나하나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1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인터뷰에서 한 검사장을 거론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박 장관은 “특정 검사장을 거명하면서 하는 발언들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할 수 있고 조직의 동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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