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가 지난 18일 오후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 사진)가 지난 15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 문화의거리에서 유세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두 후보와 캠프 참모들 사이로 경호원들이 근접경호하고 있다. 목포/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대전/공동취재사진
지난 18일 전남 목포.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웃으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같은 날 경북 상주 풍물시장을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하며 인파를 뚫고 지나갔다. 활짝 웃는 후보와 참모들 뒤로 이어폰을 낀 채 미간을 잔뜩 찌푸린 검은정장 차림 남자들이 바짝 붙었다. 지지자들 사이로 어렵게 길을 내면서도 각자 맡은 자리에서 사주경계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대선 후보 경호를 위해 배치한 전담 인력이다.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앞서 경찰은 이재명·윤석열 후보에 대한 전담 경호인력을 각각 기존 10여명에서 20여명으로 확대 배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두 후보의 대선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경호 인력을 배치했는데, 막판 총력전이 펼쳐지며 후보들의 외부 활동이 급격히 늘어나는 공식 선거운동 시기에 맞춰 두배가량 경호 인력을 늘린 것이다. 경호 수준은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 4부 요인에 준하는 ‘을호’ 등급이다. ‘을호’는 경찰이 담당하는 최고 경호 등급이다. ‘갑호’ 경호는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통령경호처가 맡는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찰은 대선 후보 경호도 과거 대선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21일 “후보를 둘러싼 사람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혹시나 후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거동수상자 경계에 더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호 인력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상시적 리스크다. 이에 경찰은 각 후보 캠프와 협의해 이전 대선 때 주요 후보 경호 인력(30명)보다 다소 줄여 운영하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밀접접촉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호 인력 중 이상증상이 있는 경우는 곧장 자가검사키트를 쓰고,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언제든 경호팀 전체를 바꿀 수 있는 ‘클린팀’도 대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한 대선후보 유세에서 마스크를 쓴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연설을 귀기울여 듣고 있다. 대구/공동취재사진
경찰은 이재명·윤석열 후보 외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도 전담 경호 인력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관례적으로 원내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은 국무총리 수준 경호를 받지만, 국회에 의석이 없는 원외 정당이나 군소 정당은 후보 쪽에서 요청이 있을 때 경호 인력 지원을 검토한다. 원외 정당 후보 중에선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가 유일하게 지난 19일 대구 유세 때부터 경찰 근접 경호(4명)를 받고 있다. 정병익 우리공화당 전략기획실장은 “최근 후보 현수막 훼손도 있었고, 과거 태극기집회에 반대하는 이들의 공격도 있을 것으로 예상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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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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