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여성·대학생·기후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2022 대선공동행동’이 연 ‘이번 대선 나만 답답해?’ 정치파티가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들머리 광장마당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성차별, 집값, 청년실업 등에 분노하며 이를 무너뜨리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수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을 개사한 ‘대선의 재개발’)
1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광장마당에 모인 시민 60여명이 노래 ‘대선의 재개발’을 부르며 율동을 췄다. 이들은 우리 사회 주요 의제들은 사라지고 네거티브와 막말로 얼룩진 대선 정국이 “너무 답답하다”며 “촛불의 열망과 사라진 시민들의 목소리를 되살리자”고 호소했다.
노동·여성·청년·기후 등 각계각층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참여한 ‘2022 대선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이번 대선 나만 답답해? 3.1 정치파티’를 열고 이번 대선에서 잘 드러나지 않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발언에 나선 박주희 서울여성회 회장은 “오늘은 우리에게 모든 희망이 사라진 시대에 스스로 떨쳐 일어나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준 3.1운동 103주년”이라며 “하지만 103년이 지난 이 시간 우리의 대선 정치판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시대정신은 사라져 버렸고, 네거티브와 막말만 난무하고 있다. 정치가 시민의 삶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지워지고 사라진 노동자, 농민, 여성, 청년, 장애인,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되살리고, 불평등과 기후위기 그리고 차별의 세상에서 그래도 우리가 만들어 갈 희망찬 미래는 있다고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광장마당에서 5대 권리찾기 실천단 ‘우주인’ 소속 대학생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박지영 기자
대선에서 ‘캐스팅보터’로 주목받는 청년들은 자신들을 ‘표’로만 바라보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5대 권리찾기’ 남상혁 대학생 실천단장은 “정치권은 청년을 그저 ‘정치팔이 소모품’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진짜 청년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씨는 “우리 청년들은 일하다 죽지 않고, 평등하게 교육받고, 아무 걱정 없이 집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정치권에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말하는 ‘5대 권리’는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 △성과 장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기후위기시대 무사히 늙어죽을 권리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주거만큼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권리 등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등포시민연대 피플 기후정의실천단에서 활동하는 배기남씨는 “이번 대선을 보면 ‘기후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며 “대선 후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후위기에 관한 인식도, 관심도 없는 상태다. 기후위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뽑을 대통령은 앞으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대통령이다. 모든 대선 후보들은 기후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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