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인증하면 맥주 드려요”…소상공인들의 투표 독려

액정필름 교체, 가격 할인 등 업종 따라 다양한 이벤트

경기 연천군의 한 카페에서 투표인증 이벤트 안내문이 걸려있다. 김하니씨 제공

경기 연천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하니(31)씨는 지난 5일부터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인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인증샷이나 투표확인증, 손등 도장 등을 보여주면 카페 메뉴 가격의 10~20%를 할인해준다. 지난 7일까지 사전투표를 한 손님 30여명이 이벤트에 참여했다. 김씨는 그중에서도 다이어리에 지금까지 했던 투표확인증을 모두 날짜와 함께 기재해둔 한 여성 손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씨는 <한겨레>에 “한표 한표가 소중하고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표라고 생각해 투표 독려를 위해 작게나마 이벤트를 진행했다”며 “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해서 새 대통령께서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쓴 20대 대선이지만, 그럼에도 ‘한 표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곳곳에서 소상공인들이 투표 독려를 위해 진행하는 이벤트가 눈에 띈다.

서울 성북구 정릉에서 수제맥주 양조장을 운영하는 박찬수(43)씨도 맥주를 구매하는 고객이 투표를 인증할 경우 한병 더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투표 이틀 동안 ‘추가 맥주’를 받아간 손님이 100명 가까이 됐다. 박씨는 “가까운 곳에 투표소가 있기도 해서 다른 의도 없이 순수하게 손님들에게 투표독려를 하고 싶었다”며 “이벤트를 계기로 투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기간 맥주를 받아간 한 손님은 인스타그램에 맥주 두병을 양손에 든채 “투표인증 이벤트로 받은 맥주 때문에 행복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쿠키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소은(36)씨는 “젊은 분들이 주고객층이라 이벤트를 하면 한 분이라도 더 투표를 하실 것 같아 진행하게 됐다”며 “투표 인증할 경우 내일(9일) 하루 ‘쿠키 3+1’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무료 액정필름 교체해주겠다는 휴대전화 판매점, 1만원 상당의 추가 시술을 내건 네일숍 등 다양한 곳에서 업종 특성에 따른 투표 독려 이벤트를 진행한다.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이벤트가 투표 독려를 하는 동시에 가게 홍보도 돼 ‘일석이조’라고 보고 있었다. 서울 신당동의 한 헬스장은 사전투표 기간 투표 인증을 한 선착순 10명에 대해 3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효과를 봤다. 헬스장 대표 박지영(30)씨는 “투표율에도 기여하고 겸사겸사 회원 모집에도 도움이 됐다”며 “본 투표일에도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