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6시께 서울 성북구 동선보건지소에 마련된 동선동 제4투표소 앞에서 확진자 투표 안내를 하는 선거 관리원들. 박지영 기자
9일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투표를 마지막으로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지난 5일 확진자 사전투표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준비 부실로 각종 논란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날 <한겨레>가 돌아본 확진자 투표소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오후 5시40분이 되자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있는 제3투표소에서는 투표사무원, 투표안내요원들은 의료용 마스크, 페이스쉴드를 쓰고 신발 아래까지 전신 방호복을 뒤집어쓴 채 확진자 투표에 대비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1동 투표소에서 일하는 투표사무원은 “이런 시국에 투표 관리를 하게 됐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후 5시50분께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속속 투표소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몰릴까 일찍 도착한 확진자들도 눈에 띄었다. 5시50분 전에 역삼1동 투표소에 도착한 60대 확진자는 “전날(8일) 확진됐다. 시간이 저녁 7시30분까지로 촉박하다 보니 늦게 오면 사람들이 몰려 투표하지 못할까 봐 일찍 투표소에 왔다”고 말했다.
일찍 온 확진자들은 “일반인과 접촉할 수 있으니 안전선 안에만 대기해 달라”는 안내요원의 요구대로 안전선 안에 모였다. 이들은 ‘확진자 투표 안내 문자’를 보여준 뒤 대기번호표를 받았다. 정확히 오후 6시가 되자 확진자들은 대기번호에 따라 입장하면서 손을 소독하고 장갑을 끼고 투표에 참여했다. 확진자들의 발길이 계속되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줄을 섰다.
고양시 덕양구 성사2동에서 투표한 김아무개(19)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선 첫 투표인데 코로나19에 확진돼 걱정이 많았다. 이런 팬데믹 상황에서도 국민의 권리인 투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시간대를 따로 지정해준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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