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연대가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마련한 추모공간인 ‘온라인 기억관’에 올라온 시민들의 추모글. 누리집 갈무리
“세월호도 제가 태어날 때 있던 일이네요. 그땐 알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304명의 형, 누나들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발견되지 못하고 추운 바다에서 식어가고 있는 형, 누나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러니 더 잊으면 안 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3 때 이 사건을 듣고 얼마나 놀라고 세상이 무너졌는지. 그 뒤로 나는 꼭 믿을 만한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가끔 잊어버려서 미안해. 하지만 여전히 기억해. 내가 좋은 어른이 되도록 항상 노력할게. 지켜봐 줘.”
14일 오전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가 마련한 온라인 추모공간인
‘온라인 기억관’에 올라온 글들이다.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를 추모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추모관은 그중에 하나다. 이날 낮 12시 기준 7만9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추모글을 남긴 시민 중 많은 이들은 참사가 일어났을 당시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며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한 시민은 “벌써 8번째 봄이네요. 처음 소식 들었을 땐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이었는데. 이젠 성인이 되었네요. 잘 지내고 있죠? 바닷속보단 하늘이 더 따뜻하죠? 거기선 아프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다른 시민도 참사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고 말하며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설렘이 가득한 뱃길을 (떠났지만) 8년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제주로 온다면 마음 같아서는 코스를 추천해주고 싶지만 그대들은 답이 없다. 언젠가 그 답이 오기를 바라고 그대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써본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아이를 기르며 희생자들의 부모에게 더 공감하게 됐다는 글도 있었다. 한 시민은 “벌써 8년이나 시간이 흘렀고 또 시간은 흐르겠지만 잊히지 않는 그 날 4월16일. 이날이 다가오면 항상 마음이 무겁다”며 “그때는 어렸는데 지금은 엄마가 된 나는 이제서야 (희생자) 동생들, 부모님의 마음을 아주 정말 조금 이해한다”고 적었다. 다른 시민은 “2014년 4월16일은 제 뱃속 아이가 태어나기 한 달 전 즈음이었고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낸 지 두 달쯤 지났을 때였다”며 “지금은 9살이 된 아이도 노란 리본과 배지를 가방에 늘 달고 다닌다. 안전한 사회를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꼭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적었다.
4·16연대는 이 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카카오톡 프로필 편집 메뉴에서 스티커 버튼을 눌러 프로필을 노란 리본과 종이배, 고래 스티커 등으로 꾸미도록 했으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에스엔에스(SNS)에 올릴 수 있는 노란 리본 그림을
4·16연대 누리집에 올려뒀다. 또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오마이컴퍼니’에서 노란 리본이 그려진 ‘4월의 기억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마스크 1개 구매 시 다른 마스크 1개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 전달되고, 마스크 제작비 외 수익금은 4·16연대에 기부된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4·16연대가 기획한 온라인 행동 ‘노란리본물결’. 4·16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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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참사 온라인 기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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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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