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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왜 모욕 주나? 경찰이 99% 사건 맡을 때 검사는 1%만 골라해”

등록 2022-04-20 15:27수정 2022-04-21 02:43

검찰의 ‘전방위 폄하’에 속 끓이는 경찰
경찰 내부 “왜 모욕 주며 여론전 하는지”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 저지에 사활을 건 검찰이 연일 여론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경찰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검찰이 수사권 유지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사 역량이 안 된다” “부실수사 견제가 안 된다”며 경찰을 폄하하는 방식으로 제 권리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경찰 내부에선 “저열하고 치졸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검찰은 10여년 전 사례까지 들며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부실수사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지검은 ‘가평 계곡살인 사건’에 대해 “검찰의 직접수사로 계획적 살인범행을 입증했다. 속칭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상태였다면 경찰에서 확보한 증거만으로 기소해 무죄 판결을 받거나 증거부족 무혐의 처분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튿날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이 단순 변사 종결한 것을 검찰에서 밝혀냈다는 일부 주장은 분명히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며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남 본부장은 “최초 가평경찰서에서는 조사 후 명확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일단 내사 종결한 건 맞지만, 한달 후 일산 서부경찰서에서 재수사에 착수해 살인 혐의를 밝히고 송치했다. 이후 검찰에서 추가 혐의를 발견해 수사 중인 게 팩트”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의 사안인데, 그 당시 검찰은 책임이 없나. 왜 자꾸 이러한 방식으로 경찰을 깎아내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2020년 ‘박사방’ 사건에 대해서도 대검찰청은 지난 19일 자료를 배포해 “앞으로 이런 수사가 어렵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의 보완수사와 법리검토로 주범 조주빈이 징역 42년형을 받았다는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혐의 상당 부분을 경찰에서 확인한 뒤 넘긴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박사방 수사에 관여했던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검찰이 잘한 수사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말하고 또 박수쳐왔다. 검찰이 다른 수사기관의 사기를 꺾고 모멸감까지 줄 이유가 있느냐”고 했다. 지난 14일 경찰관 5만3000여명이 소속된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경찰직협)도 “경찰관들은 검사들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이용당하고 조롱당해야 할 존재가 아니다. 현장을 누비는 전국 수사 경찰관에 대한 모욕은 멈춰달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부패·선거범죄 등 굵직한 6대 범죄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에 대해 경찰은 “인력과 제반 여건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99% 넘는 사건 대부분을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이 남은 1% 사건을 골라서 직접 수사하지 않았느냐. 그간 경찰이 6대 범죄를 수사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검찰처럼 국세청·금융감독원 등 기관 파견을 받을 수도 있고, 검사와의 협력 관계를 잘 구축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19일 대검찰청이 배포한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 여러분께 이런 피해가 생깁니다’ 자료 목차 갈무리.
19일 대검찰청이 배포한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 여러분께 이런 피해가 생깁니다’ 자료 목차 갈무리.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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