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종로구 청운효자동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 용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지방선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이후 처음으로 치르는 선거로 지난 대선과 달리 비닐장갑 지급 등 별도의 방역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다.
27일 아침 7시45분께 서울 성북구 삼선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정순(68)씨는 “간절한 심정으로 아침 일찍부터 투표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유씨는 “서민들이 지금 너무 살기 힘드니까 (당선자들이) 서민들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는 정책들을 중심으로 살펴줬으면 좋겠다”며 “이번 선거는 현 정부를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학생 임아무개(21)씨는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은 없지만, 그래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아내와 손을 잡고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김아무개(80)씨는 “이전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을 너무 많이 올려놨다. 새 정부에게 힘 실어주기 위해 나왔다”며 “이번 정부와 지자체가 부동산 문제를 꼭 좀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본투표 당일 일을 해야 하거나 다른 일정이 있는 유권자들이 이날 사전투표소를 찾기도 했다. 4살 딸 아이, 아내와 함께 서울 성북구 성북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허아무개(38)씨는 “강원도 동해시에 살고 있는데 아내 친정집이 이곳 성북구 쪽이라 투표 당일 일정도 있고 해서 온 김에 투표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투표에 나섰다. 당선될 분들이 아동 복지, 돌봄 정책에 신경을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직장인 노재윤(43)씨도 “투표 당일에는 일해야 해서 오늘 (투표) 하러 나왔다”며 “뽑히신 분들이 자기 이익만을 바라보지 않고 공정하게 시민들을 위한 정치를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직장을 둔 조아무개(30)씨도 “서울 관악구 사는데 투표 당일 출근해야 해서 30분 일찍 일어나 투표하러 왔다.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은 없지만 투표는 꼭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투표를 하러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정오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 투표소는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하는 사람이 많을 때는 투표하는 데 10~20분이 걸렸다. 직장동료들과 함께 온 박아무개(26)씨는 “정치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는데 대선 이후로 관심이 생겨서 왔다. 투표용지가 많아서 헷갈렸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했다”며 “공보물에는 다 좋은 이야기만 있던데 실천까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일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약수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지방선거에선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선거, 지역구광역의원, 지역구기초의원, 비례대표광역의원, 비례대표기초의원 등을 뽑는다. 대다수 유권자들에게는 색깔이 모두 다른 7장의 투표용지가 교부된다. 이날 서울 성북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김종순(72)씨는 “투표용지가 7장이나 돼서 도장 찍느라 정신없었다”며 “새로 뽑힌 정치인들이 우리 젊은 청년들을 위한 정치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 요즘 청년들 삶이 오죽 힘든가. 일자리 많이 만들어서 미래세대가 잘 살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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