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짜 수산업자’ 금품 수수 혐의 현직 검사 조사

박영수 전 특검 요청 수사심의위는 부결

서울중앙지검. <한겨레> 자료사진.

수산업자 행세를 하며 100억 원대 사기를 벌인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검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서정식)는 지난달 중순 광주지검 순천지청 소속 이아무개 검사를 불러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검사는 가짜 수산업자 김아무개씨로부터 명품지갑과 자녀 학원 수강료, 수입 차량을 무상 대여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검사를 상대로 김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와 대가성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향후 김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마무리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 이 검사를 비롯해 박영수 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윤석열 당시 후보 쪽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김씨로부터 고급 수입차 포르셰 등을 무료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특검은 지난달 검찰에 수사 여부와 기소 타당성 등을 판단 받겠다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지만 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와 학계 등 각계 전문가로 꾸려진 수사심의위원회는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 등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나 공소제기 여부 등을 심의한 뒤, 그 결과를 수사팀에 권고한다. 수사심의위에 안건을 올릴지는 검찰 시민위원회가 부의심의위원회를 꾸려 판단하는데, 박 전 특검의 신청 건은 최근 부의심의위 단계에서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