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KM-53.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제공
23일 옥천군에 따르면 한반도 중남부를 떠도는 반달가슴곰 '오삼이'(코드번호 KM-53)가 청산면 명티리에 나타났다.
주민에게 직접 목격된 것은 아니고 추적장치의 위치가 이 지역으로 이동했다. 오삼이가 옥천까지 활동반경을 넓히기는 처음이다.
오삼이는 국립공원공단이 부여한 코드번호에서 따온 이름이다.
서식지를 벗어난 뒤 경북과 경남, 충북 등을 광범위하게 돌아다니면서 '콜럼버스 곰'이라는 애칭도 붙었다.
오삼이는 2020년 6월 하순 충북 영동읍 화산2리에서 산쪽 외진 길에 설치된 벌통 6개 중 4개를 부수고 꿀을 먹어 치운 일이 있다.
이곳에서 20여일 머물다가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에 걸쳐 있는 수도산 일대로 돌아갔다.
작년 6월 초에도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민주지산에서 등산객과 멀찍이서 조우한 뒤 모습을 감춘 일이 있다.
오삼이가 머물고 있는 청산면 명티리 주변에는 여러 마을이 있다.
청산면은 마을방송을 통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산나물을 캐러 산에 올라갈 때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들은 청산면을 방문, "KM-53이 사람을 기피하도록 훈련받아 접촉할 일이 많지 않겠지만 마주친다면 등을 보이지 말고 밑을 내려다보면서 뒷걸음질로 멀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재산피해는 보험처리가 가능한 만큼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오삼이는 2015년 1월 태어나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수컷이다.
2017년 두 차례나 지리산을 벗어나 회수된 적이 있고, 이듬해 5월 대전∼통영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고속버스에 부딪혀 왼쪽 앞발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치료 후 2018년 8월 수도산 일대에 방사됐다.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이다. 피해 발생 땐 보상체계가 갖춰져 있는 만큼 불법 포획하거나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