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린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학생 기자회견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 학생이 학내 청소노동자 집회를 ‘수업권 침해’로 형사고소 해 논란이 벌어진 뒤 대학 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에 ‘원청’인 학교가 응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대책위’(학대위)는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청인 고려대가 책임지고 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을 보장하고, 휴게공간을 개선하고 샤워실을 설치해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 조합원들은 지난 6일부터 학교 본관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연세대 청소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인상분인 시급 440원 인상과 휴게공간 개선, 샤워실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진우 학대위 간사는 “물가를 비롯해 세금, 공과금 등이 오르는 지금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임금 동결은 실질임금의 하락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인상액만큼이라도 올려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과도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수진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회원은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청소노동자들은 일하느라 옷이 땀으로 다 젖어도 마음 편히 씻을 샤워실이 없다”며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는 모두 이들이 삶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요구”라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에서는 졸업생들이 연대에 나서고 있다. 졸업생 법조인 26명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변론을 맡기로 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졸업생인 우원식·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세대 청소노동자를 만났다. 이들은 “학교가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오는 18일 오후 3시에 총장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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