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왼쪽)이 2022년 5월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뒤 나란히 서 있다. 공동취재사진
“과거 특정 정당 공천심사위원 경력을 가진 인사를 검찰총장후보추천위 위원으로 위촉했던 전례도 있었던 점에 비추어보더라도, 권준수 위원이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자문한 것은 의료전문가로서 전문 지식을 활용한 것으로 추천위원으로서의 역할에 장애가 되는 정치 활동이 아님이 명백하다.”
법무부는 12일 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외부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권준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의 후보추천위원 자격 논란을 다룬 <한겨레> 보도를 이같이 반박했다. 과거 검찰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던 위촉 사례를 아전인수식으로 끌어다 쓴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3년 1월 후보추천위가 처음 구성된 뒤 정당 공천심사위원 경력을 가진 비당연직 위원은 모두 3명 있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 혼외자 논란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뒤 꾸려진 후보추천위에 참여한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는 2004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직접 비례대표로 공천되는 등 노골적으로 정치행위를 했던 인물이다. 당시 이 교수와 극우 성향의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등이 비당연직 위원으로 위촉됐는데,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 입맛에 맞는 검찰총장을 세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2013년 1월 구성됐던 후보추천위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쪽이 내심 기대했던 김학의 당시 고검장을 총장 최종 후보 3명에서 배제시키는 ‘반란’을 일으켰고, 그 여파로 임명된 채 전 총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통해 살아있는 권력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검찰총장으로 최종 낙점된 인물이 이번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후보추천위원장으로 위촉한 김진태 전 총장이다.
지난해 3월 문재인 정부와 격렬하게 다투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진 사퇴한 뒤 구성된 후보추천위에서는 안진 전남대 교수, 원혜욱 인하대 교수가 논란이 됐다. 두 사람은 2010년 각각 민주당 광주시당·인천시당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다. 당시에도 검찰 안팎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공정성·중립성 시비가 일었다. 다만 이들이 참여한 후보추천위는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됐던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최종 후보에서 배제했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점 등이 고려됐다.
서울지역의 한 검사는 “전 정권에서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윤석열 대통령 말처럼 한동훈 장관도 같은 생각을 가진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 논란의 포인트는 후보추천위 도입 취지에 걸맞는 위원을 위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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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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