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특검, ‘초동수사 부실 책임’ 전익수 법무실장 조사

전날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 8시간 가량 조사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의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24일 군 검찰 부실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전 실장은 24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전 실장은 “조작된 녹취록 등을 근거로 제기돼 온 여러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하겠다”며 말하며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전 실장을 상대로 이 중사 군 검찰 수사 당시 사건 은폐‧무마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전 실장은 유족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군 검찰 부실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인물이다. 군 검찰은 지난해 3월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같은 해 5월 숨지기 전까지 가해자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늑장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전 실장은 또 이성용 전 공군 참모총장으로부터 가해자를 구속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 등 합동수사단은 전 실장 등 지휘부들의 직무유기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혐의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지난 4월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면서 6월부터 안미영 특검팀이 공군과 국방부 내 은폐·무마·회유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공군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전 실장의 휴대전화와 통신기록, 이메일 내역 등을 확보한 상태다.

다음 달 12일까지 수사를 매듭지어야 하는 특검팀은 공군 지휘부 등 윗선 수사에 막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이 전 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8시간가량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전 실장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이른 시일 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강재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