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 3명과 함께 수녀복 차림을 한 김아무개(34)씨. 채윤태 기자
‘핼러윈데이’(31일)를 이틀 앞둔 29일, 오후 3시에 불과했지만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는 피카츄, 유령신부, 좀비, 조커 등 코스튬을 한 인파로 가득했다.
29일 코스튬을 한 반려견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를 걷는 사람들에게 눈길을 끌었다. 채윤태 기자
서로의 사진을 찍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쉽게 대화를 나눴다. 캐릭터 ‘피카츄’ 코스튬을 입은 아이가 또다른 ‘피카츄’ 분장을 한 아저씨를 발견하고 인사를 하기도 하고 코스튬을 입은 강아지를 둘러싸고 “귀여워”라고 탄성이 쏟아졌다.
29일 포켓몬스터, 유령 등 분장을 하고 나온 한국 거주 일본인 어린이들. 채윤태 기자
그림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 3명과 함께 수녀복 차림을 한 김아무개(34)씨는 “술집이 열면 길거리가 보이는 테라스 자리에 앉아서 사람들 구경을 할 것”이라며 “이태원에서는 사람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29일 영화 ‘쏘우’의 직쏘 분장, 피카츄 분장을 한 사람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를 걷고 있다. 채윤태 기자
분장을 하지 않고 평상복을 입은 김성현(28)씨는 “곧 만날 친구들도 다 좀비, 악마 분장을 하고 나왔다고 하는데, 나만 안 하고 있어서 민망하다”고 말하며 “이태원은 살아있는 놀이공원, 놀이기구 없는 놀이공원이다”고 평했다.
이태원 거리를 지나다는 사람들도 “놀이공원보다 재미있다”며 즐거워했다.
요정분장을 한 아이와 아내와 함께 이태원을 찾은 지상현(35)씨는 “작년에도 아이를 데리고 이태원에 왔는데, 그때는 사람이 적었다. 이번엔 사람도 많고 볼 것도 많아서 아이가 재미있어 한다. 저녁식사를 하고 분장한 사람들 구경을 하다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저녁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K귀신잔치’가 열린 가운데 저승사자로 분장한 배우가 시민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장예지 기자
이날 저녁 6시께 인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일대엔 ‘K귀신잔치’가 열려 수천명이 모이기도 했다. 박물관 쪽이 한국 ‘전통귀신과 즐기는 축제’라는 취지로 저승사자 등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분장체험 및 풍물패 공연 등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귀신잔치에 온 직장인 김보미(31)씨는 “코로나19 이후 이런 축제를 처음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다”며 “핼러윈이 우리 명절 아니라 왜 기념하나 싶었는데, 한국 귀신이라는 콘셉트가 재밌었다. 처녀귀신이나 저승사자가 아닌 귀신이 뭐가 있는지 한번은 더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컵라면, 삼각김밥 분장을 한 최아무개(6)양과 동생 최아무개(5)양. 채윤태 기자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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