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생 ‘청소노동자 집회 고소’에 경찰 “수업권 침해 아냐”

“집회 방법·소음 등 종합 판단”
신고 않고 집회 연 혐의는 검찰 송치
손배소송낸 학생 3명 중 1명은 소취하

지난 7월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빌딩 사업장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이 교내에서 벌인 집회가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경찰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당한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지난 1일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이아무개(23)씨는 지난 5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연세대분회 소속 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이 수업권을 침해한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3월 말부터 약 5개월 동안 매일 점심시간(오전 11시30분~낮 12시30분)을 이용해 1시간 동안 학생회관 앞에서 팻말을 들고 65㏈ 이하로 구호를 외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 관계자는 “수업에 집회 소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되는지 노동자들의 집회 방법과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노동자들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들의 쟁의를 미신고 집회로 보고 불구속 송치했다.

앞서 지난 6월 이씨 등 연세대 재학생 3명은 서울서부지법에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수업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해 민사도 진행 중이다. 앞서 소송이 조정에 넘어갔지만 이씨 등이 증거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결렬돼, 지난달 4일 조정불성립이 결정됐다. 이후 원고 가운데 1명은 소를 취하했다. 나머지 이씨 등 학생 2명은 소를 유지해 조만간 변론기일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채윤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