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김진욱 처장이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다가오는 21일 출범 2주년을 맞는다. 임기를 1년 남긴 김진욱 처장은 “올해 안에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진욱 처장은 19일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대 공수처장으로 마지막 임기 1년을 맞이하며 무엇보다 올해는 국민 앞에서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가운데 수사와 공소제기 유지 시스템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꾸준히 매진하고 있으니 조만간 성과가 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수처장 임기는 3년이다. 2021년 1월 취임한 김 처장 임기는 다음해 1월까지다.
공수처는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법조계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3월 공수처는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수사 편의 대가로 뇌물과 향응을 받았다고 불구속 기소했지만 지난 11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1호 기소’ 사건에 대한 무죄 선고라 공수처 체면이 구겨졌다는 평이 많았다. 헌법재판소 설립 이래 최초로 현직 재판관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이영진 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수사가 지난해 8월 시작돼 해를 넘겼지만 아직 결과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 검사 60%가량 투입해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 공을 들였으나,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만 불구속 기소하며 ‘진상 규명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이 가운데 공수처 검사들의 ‘연쇄 이탈’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사3부장을 맡았던 최석규 변호사 등이 지난해 사표를 쓰고 공수처를 나갔다. 당시 넉달 사이 검사 5명이 연달아 사표를 내는 일이 발생하자 ‘공수처 엑소더스’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다만 이후 검찰 출신 부장검사들을 새롭게 뽑아 수사력 측면에서 보강이 이뤄졌다는 평가도 있다. 김 처장은 “작년에 (인력 이탈로) 리더십 문제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큰 틀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날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공수처는 검사 정원 25명, 수사관 정원 40명, 일반행정직원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검사 정원에 비춰봤을 때 수사관은 최소 75명, 행정직원도 배는 늘어나야 한다는 게 김 처장 설명이다. 김진욱 처장은 “공수처에 주어진 권한이 막강하다. 다만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수사 자원이 확보돼야 한다”며 “권한은 어마어마하지만 수사 자원이 적어 불균형한 구조다. (인력 증원 등) 법 개정을 위해 여야와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3년 차를 맞이하는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공소 유지를 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따라 설립됐음을 항상 기억하면서 초심을 잊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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