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검찰에 출석해
13시간의 조사를 받았다. 해당 의혹 관련 첫 현역 의원 조사다. 이 의원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와 검찰이 ‘이정근 녹취록’으로 무리한 수사하며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9일 오전 8시5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오후10시22분께 조사를 마쳤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이 의원이 이정근 사무부총장과 한 통화의 녹취록 내용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지나치게 녹취록을 편향된 확증으로 해석하며 무리한 수사를 했다”며 “언론에 무리하게 (녹취록을) 배포해서 한 가정에 충격을 주고 특정 정당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이런 정치행위야말로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막아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근 녹취록’에 나온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정근씨의 돈 요구를 회피하고자 ‘박용수씨에게 돈을 전달해주겠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면 더이상 요구를 안할 것 같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근씨가 돈을 달라고 하자 송영길 후보를 방패막이 삼았다”고 말했다.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저는 돈 봉투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제 피의사실은 캠프 구성 초창기에 1000만원을 전달해 자원봉사자들 밥값이나 생활경비로 돈을 조달한 것이냐에 대한 피의사실이다. 돈 봉투는 저와 관련된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조사를 받기 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이 의원은 “돈 준 사실이 없다. 전달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녹취록이 왜 편집됐다고 주장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녹취록 자체 진위 여부를 따질 수는 없다”면서도 “(2021년) 3월30일 경, 5월3일 이뤄진 내용을 한 달의 시간이 경과했는데 연속된 일처럼 묶어서 편집해 처리했다. 다분히 의도를 갖고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티비시>(JTBC)가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통화에서 이 의원은 “돈, 내가 내일 주면 안돼?”라고 말한다. 이 의원은 전날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편집된 녹취록이 일방적으로 보도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한국수자원공사 전 상임감사위원 강래구(구속)씨와 공모해 정치자금 1000만원을 기부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한 강씨와 공모해 지역본부장 등 선거운동 관계자들에게 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에도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윤 의원에 대해서도 일정 조율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갈 금품 조성을 지시하고 6천만원 가량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받는 현역 의원도 특정해나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규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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