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서 말 다리를 묶어 넘어뜨리는 방식으로 촬영해 말 학대 논란을 빚은 제작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 권방문)는 6일 프로듀서 김아무개씨 등 3명을 동물보호법 위반(동물학대 금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한국방송>도 양벌규정을 적용해 함께 기소했다고 밝혔다. 양벌규정이란 범죄 행위자와 일정한 관계가 있는 타인(법인 포함) 등에 대해서도 형을 부과하는 규정을 가리킨다.
김씨 등 <한국방송> 드라마 제작진은 사육·훈련을 위한 것이 아닌데도 도구를 사용해 잔인한 방식으로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줘 말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1년 11월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이성계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의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말 ‘까미’ 앞다리에 로프를 묶어 일부러 넘어지게 했다.
지난해 1월 방영된 드라마에서 문제의 장면이 방송되자, 동물보호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고꾸라졌던 말이 촬영 후 일주일 뒤쯤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에 카라와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권 단체들은 같은해 1월 드라마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