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 ‘33살 조선’ 신상 공개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조선씨가 지난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3)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26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들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피의자의 자백, 현장 시시티브이(CCTV) 등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발생으로 인한 국민불안,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을 고려할 때 공개 시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돼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조씨의 이름·나이와 함께 주민등록증 사진과 시시티브이 영상을 갈무리한 사진을 공개했다. 피의자 조씨는 머그샷(경찰이 촬영한 식별 가능한 피의자 사진) 공개 동의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아 23일 구속됐다.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씨는 범행에 앞서 인근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친 뒤 택시에 탑승하고, 신림역 인근으로 이동해 범행을 저질렀다. 또 범행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PC를 고의로 파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조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시작해 오후 2시반께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조씨는 전날 사이코패스 검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오늘은 감정이 복잡하다”며 검사를 한차례 거부한 바 있다. 해당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10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조씨는 “우울증이 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하고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 이후 지난 10년간 조씨의 정신과 진료 기록이 없다고 경찰에 회신했다. 경찰은 이달 28일 조씨를 살인,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겨레>는 2020년 5월 개정·시행한 ‘한겨레미디어 범죄수사 및 재판 취재보도 시행세칙’ 등에 따라 신상공개 대상자의 실명은 보도하지만, 얼굴 공개는 최대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윤연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