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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홍범도 장군 유해 ‘엄호 비행’ 최고 예우할 땐 언제고…

등록 2023-08-27 11:57수정 2023-08-28 15:37

2021년 8월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실린 특별수송기가 대한민국 영내로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 6대가 엄호 비행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2021년 8월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실린 특별수송기가 대한민국 영내로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 6대가 엄호 비행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육사) 교내에 설치된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1868~1943) 흉상을 철거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2년 전 홍 장군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조국으로 돌아올 때 우리 공군 전투기의 엄호 비행을 받는 등 ‘최고의 예우’를 받았던 사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안장식에는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참석하기도 했다. 

홍범도 장군 유해가 한국으로 봉환되기 위해 2021년 8월15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공항에서 국군의장대에 의해 특별수송기(KC-330)에 모셔지고 있다. 홍 장군의 유해는 전날 크즐오르다에 있는 묘역에서 수습돼 소관에 담아 카자흐스탄 국기로 관포 후 현지 병원에 임시 안치했다가 이날 대관으로 옮겨져 태극기로 관포돼 특별수송기에 모셔졌다. 연합뉴스
홍범도 장군 유해가 한국으로 봉환되기 위해 2021년 8월15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공항에서 국군의장대에 의해 특별수송기(KC-330)에 모셔지고 있다. 홍 장군의 유해는 전날 크즐오르다에 있는 묘역에서 수습돼 소관에 담아 카자흐스탄 국기로 관포 후 현지 병원에 임시 안치했다가 이날 대관으로 옮겨져 태극기로 관포돼 특별수송기에 모셔졌다. 연합뉴스

홍 장군의 유해는 2021년 8월15일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1921년 연해주 이주 뒤 100년 만이고, 서거 78년 만이었다. 이에 앞서 황기철 당시 국가보훈처장을 단장으로 여천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극중 독립투사 역할을 자주 맡은 인연으로 ‘국민대표’에 선발된 영화배우 조진웅씨 등이 포함된 대통령 특별사절단이 전날(현지시각) 카자흐스탄 홍 장군 묘역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후 장군의 유해는 태극기로 관포돼 특별수송기에 실려 수천㎞를 비행해 조국에 도착했다.

특별수송기를 통해 2021년 8월15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하기 되고 있다. 연합뉴스
특별수송기를 통해 2021년 8월15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하기 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특별수송기는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뒤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착륙했다. 홍 장군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하기 위해 공군이 운영하는 전투기종이 모두 투입됐다. 홍 장군의 유해는 군악대 성악병이 ‘올드 랭 사인’을 독창하는 가운데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특별수송기에서 내려졌다. ‘올드 랭 사인’은 스코틀랜드 민요로, 독립운동가들이 애국가 가사를 붙여 ‘국가’처럼 불렀던 노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서울공항에서 장군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당시 국가보훈처는 ‘장군의 귀환’이라는 표어로 온라인 추모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2021년 8월1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외벽에 ‘봉오동 전투' 홍범도 장군 추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2021년 8월1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외벽에 ‘봉오동 전투' 홍범도 장군 추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며칠 뒤 8월18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안장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이준석(국민의힘) 등 당시 여야 대표와 국방부 장관, 각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홍범도함장 등이 참석했다. 육해공군으로 이뤄진 국군 의장대 6명이 유해를 하관했고, 국군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라고 쓰여진 빨간 천이 덮인 관을 향해 경례했다.

2021년 8월18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 관 위에 덮힌 천에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라고 적혀있다. ‘KTV 국민방송’ 유튜브 갈무리
2021년 8월18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 관 위에 덮힌 천에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라고 적혀있다. ‘KTV 국민방송’ 유튜브 갈무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21년 8월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21년 8월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868년 평양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홍 장군은 국운이 기울어가던 1895년 강원도 회양에서 봉기해 일본군을 사살하며 항일운동을 시작했다. 1907년 포수들을 모아 의병부대를 결성했고 1910년 8월 경술국치로 국권을 빼앗긴 뒤에는 간도와 연해주로 활동무대를 옮겼고 대한독립군 총사령관까지 올라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며 일본군을 토벌했다. 홍 장군은 3·1 만세운동 이듬해인 1920년 독립 무장투쟁사에서 가장 빛나는 승리로 일컬어지는 봉오동 전투를 이끌어 ‘봉오동 전투의 영웅’으로 불린다. 하지만 1937년 소련 스탈린 정권의 정책 탓에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강제 이주당했고, 이후 움막집에서 살며 고려극장 경비 생활로 생계를 이을 만큼 힘든 말년을 보내다가 75살로 숨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8월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하관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위에 허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8월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하관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위에 허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항일무장투쟁의 공적과 건국의 공로를 인정받아 홍 장군은 1962년 박정희 정권의 추서로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았다. 이후 2021년 문재인 정부는 건국훈장 가운데 최고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수여했다.

한편, 국방부는 2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에서 홍 장군 흉상이 “공산주의 국가인 북의 침략에 대비하여 자유민주주의와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호국간성 양성기관이란 육사의 정체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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