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손준성(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임명됐다. 피고인을 승진시킨 것도 이례적인데다, 김건희 여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위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을 승진시킨 것이라 ‘부적절한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는 4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40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부임일은 7일이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해 5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4월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전달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를 받았다. 고발장에는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이 ‘피해자’로 적시돼 있었다. 손 검사는 승진 인사가 발표된 이날도 ‘고발사주 의혹’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주요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는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졌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민주당 경선 돈봉투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수사가 산적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은 송경호(29기) 검사장이 유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은 신봉수(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이, 전국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은 양석조(29기) 서울남부지검장이 보임됐다.
지난해 인사 때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비수사 보직으로 좌천된, 문재인 정부 때 요직을 맡았던 검사들은 이번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 정권 인사로 분류됐던 문성인(28기) 수원고검 차장검사와 홍종희(29기) 대구고검 차장검사도 이번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