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씨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씨가 후배 선수 임혜동(27)씨를 공갈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과 관련해 경찰이 김씨 주변 인물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6일 김씨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8~9일 이틀에 걸쳐 김씨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함께 했던 야구선수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김씨가 임씨를 공갈·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두 사람은 2021년 2월 강남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벌였는데, 김씨 쪽은 임씨가 당시 군인신분이었던 김씨를 협박해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당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 기간으로 김씨가 이를 어기고 음주를 했고, 폭행까지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받은 병역특례가 취소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2020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자리잡기 시작했던 김씨의 도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김씨 쪽 변호인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어 “김씨는 임씨가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불이익한 일체의 행위 등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했다”며 “그럼에도 임씨가 또다시 김씨에게 연락하는 등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행위를 반복해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형사 고소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임씨는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2021년 12월 김씨 쪽으로부터 4억원을 받고 합의했는데, 김씨가 먼저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고, 이에 법적 조처를 진행하자 김씨가 자신을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김씨의 매니저로 일하면서 상습 폭행을 당했고, 합의한 뒤 금전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습 폭행은 일반 폭행과 달리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유무와 무관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임씨는 변호인을 통해 상처 입은 신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씨 변호인은 “상대 선수가 허위 사실과 조작된 증거 사진 등을 언론에 제보해 김하성 선수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 추가 고소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상습폭행이)사실이라면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라”고 답했다. 경찰은 임씨가 김씨를 상습폭행 혐의로 고소하면, 해당 사안을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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