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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원, ‘오유’ 면밀 분석했다
경찰은 증거 확보하고도 은폐

등록 2013-04-22 08:06수정 2013-04-26 18:16

조직적 여론조작 의혹 짙은데
서울청 “무혐의” 보도자료 작성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이 대선 당시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오늘의 유머’(오유) 누리집 운영방식 등을 면밀히 분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인터넷 여론조작을 했다는 정황이 추가된 것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하고도 국정원에 면죄부를 주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한겨레> 취재 결과, 경찰은 지난해 12월 인터넷 댓글 작성 등을 통한 대선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오유’의 운영방식을 분석한 메모를 찾아냈다. 김씨는 국정원 업무를 하면서 상부 보고용이나 업무 참고용 등으로 이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메모에는 ‘반대’가 3회 이상인 게시글은 많은 사람들이 읽는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지 못하고, ‘반대’가 10회 이상이면 최고 인기 게시판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올라가지 못하는 등 오유의 운영방식에 대한 내용 등이 자세히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2월14~16일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12월16일 밤 11시께 ‘국정원 직원 김씨의 혐의를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이 사건의 수사 주체인 수서경찰서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보도자료가 올 때까지 수서경찰서의 수사팀은 김씨의 혐의가 발견됐는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었다. 보도자료를 받은 수서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김씨의 무혐의 근거를 요청하자, 그제야 서울경찰청은 이날 밤 ‘혐의가 없다’는 결론만 표로 작성해 나열한 A4용지 2장짜리 증거분석 보고서를 보냈다.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보통 일선 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사건을 의뢰할 경우 사이버수사대는 증거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만 하지 보도자료에는 손대지 않는다. 보도자료를 써서 보내고 일선 경찰서 요청을 받아 증거분석 보고서를 나중에 보내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김씨가 작성한 ‘오유’ 운영방식 분석은 물론 △하루 4000여쪽에 이르는 과도한 인터넷 검색 기록 △김씨의 활동이 ‘오유’에 집중된 사실 △김씨가 사용한 구체적인 아이디와 닉네임 내역 등 국정원 활동에 의혹을 가질 만한 내용은 증거분석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21일 사실을 확인하려고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책임자들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거나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환봉 박현철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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