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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울경찰청, 국정원 댓글 수사결과 발표전 ‘시나리오 모의’

등록 2013-09-06 20:19수정 2013-09-06 22:22

검찰, 공판서 간부들 업무일지 공개
“17일에 말솜씨 좋은 여성이 발표”
“아이디·닉네임 몇개 밝혀야 하나”
증거분석 끝나기 하루전 회의 담겨
김용판(55)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축소·은폐해 발표하려고 증거 분석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사 결과 발표 날짜를 미리 정하는 등 사전에 모의한 증거들이 새롭게 공개됐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김 전 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세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지난해 12월15일 국정원 댓글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 시나리오를 짜기 위해 모인 서울경찰청 간부들의 회의 내용이 담긴 업무일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김아무개 당시 기획실장의 15일치 업무일지 노트를 보면, “17일에 브리핑을 하기로 하고, 발표는 여성이고 말솜씨가 좋은 김○○ 경장이 하는 걸로 결정한다”고 돼 있다. 이는 김 전 청장이 줄곧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의 컴퓨터 증거분석 결과가 16일에 나와 즉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회의 참석자들은 시나리오를 짜는 과정에서 “우리가 (분석 결과를) 무시한 걸로 검찰에서 비춰질 수 있다” “아이디와 닉네임을 명확히 몇개 밝혀야 하나” 등 축소 발표 부분을 들키지 않으려고 세세한 부분까지 대비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또 “김아무개 당시 디지털증거분석팀장의 15일 업무일지를 보면, 이날 저녁 디지털 증거분석 범위와 관련한 회의에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수사과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증거 분석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미리 분석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전제로 예상질문 답변서를 작성한 것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분석관들은 검찰 조사에서 중간 수사결과 발표 직전인 16일 밤 9시~9시15분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이들의 메신저 내역 수사 결과를 공개하며 16일 아침 6시 이전에 이미 분석 결과 보고서 초안 및 예상질문 답변서가 작성돼 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애초 디지털범죄수사팀장은 중간 수사결과 발표 뒤 ‘혐의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증거분석 보고서의 원본 여부에 의혹이 제기되자, 분석관들로부터 ‘혐의사실 관련 댓글 흔적이 없다’는 문서를 일괄 제출받았다. 그러나 검찰의 서울경찰청 압수수색 결과, 일부 분석관은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의 컴퓨터 분석 결과 인터넷 접속 게시글이 확인된 사실을 기재한 파일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분석관 두 명이 같은 분석 내용을 담은 파일을 삭제한 흔적도 발견됐다.

이경미 김선식 기자 kmlee@hani.co.kr

[시사게이트#10] 존재 공작' 국정원, '존재 부정' 이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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