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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원, 대선 직전까지 ‘야당 지지글’ 밀어내기 했다”

등록 2013-10-14 21:24수정 2013-10-15 15:38

원세훈 공판서 ‘오유’ 운영자 증언
국정원쪽 아이디가 집중 클릭해
시사 대신 연예글이 ‘베스트’ 장악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이 지난해 대선 직전 ‘오늘의 유머’(오유) 누리집에서 야당 지지 성향의 글을 밀어내기 위해 집중적으로 찬성·반대 클릭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8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오유’ 운영자 이아무개씨는 “지난해 9~12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국정원 직원들이 ‘클릭 테러’를 통해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온 야당 지지 성향의 글을 ‘밀어내기’ 했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12일 오후 1시께 베스트 게시판에는 시사 게시판 글이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요리·연예 등 다양한 분야의 글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1시50분께가 되자 베스트 게시판 첫 화면부터 2~3쪽까지 모두 연예 게시판 글로 뒤덮였다. 그 사이 국정원 직원이 사용한 아이디·닉네임들이 조직적으로 추천 클릭을 했다. 하위 게시판 글이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려면 10번 이상 추천을 받으면 된다.

이씨는 “게시글이 첫 화면에서 밀려날수록 사용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당시 선거기간이어서 시사 게시판 글이 베스트 게시판으로 많이 올라가던 시기였다. 특히 야권 지지 성향 글이 많은데, 그 시기에 베스트 게시판 첫 화면을 시사가 아닌 연예·요리 주제로 뒤덮어버리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글을 쓴 지 2~3일 지나 흘러가버린 글 중 추천수가 6~9개 정도 돼 베스트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글을 추천 클릭해 인위적으로 베스트 게시판으로 밀어올렸다. 이는 베스트(게시판) 테러”라고 했다.

당시 추천 클릭은 ‘오유’ 회원이 아니어도 가능했는데, 국정원에서만 사용하는 아이피가 비회원 자격으로 추천한 게시글이 베스트 게시판에 등록된 상황도 포착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앞서 국정원 직원과 협력자들은 지난해 8월 말부터 반대 클릭 활동을 시작했다. 9월 중순 ‘오유’ 운영자는 조직적 클릭 활동을 적발한 뒤 한 아이디당 하루 반대 클릭 횟수를 5회 이하로 제한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더이상 조직적 반대 클릭을 할 수 없게 되자, 일반 글을 조직적으로 추천 클릭해 시사와 상관없는 이슈를 베스트 게시판에 올리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직원과 협력자들은 대선 직전까지 반대 클릭도 계속했다. 검찰이 밝혀낸 국정원 직원의 반대 클릭 총 1467건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판한 글에 대한 반대는 734건, 야당을 지지한 글에 대한 반대는 366건으로 모두 1100회가 여당에 유리한 클릭이다.

국정원 직원들은 그동안 재판에서, 8월 말 ‘오유’ 누리집의 전반적인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테스트 차원에서 찬반 클릭을 했으며 효과가 별로 없어 중단했다고 진술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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