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윤석열 “국정원 트위터 글 보고 수사팀 검사들 분노했다”

등록 2013-10-21 20:32수정 2013-10-22 16:30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뒤를 지나 자기 자리로 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뒤를 지나 자기 자리로 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법사위 서울고검 국감 현장]

윤석열 전 수사팀장
“검사의 본 모습이라면 수사해보자고 해야 하는데,
조 지검장은 보고 안 받은 것처럼 언론플레이 했다”

조영곤 서울지검장
“이 수사는 중요해 절차 소홀히 하면 안된다 말해,
이렇게 항명이란 모습으로 갈 거라 상상 못했다”


“(후배 검사의) 보고라는 건 통보를 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사팀에 많은 힘을 실어줬고 협의 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듣는 편이다. 이번 일도 (수사팀이) 의욕이 앞서서 수사를 한다고 저는 생각했다. (윤석열 전 팀장이) 이렇게 항명이란 모습으로 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이건 항명이 아니다. 수사팀이 마치 불법적으로 수사한 것처럼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브리핑을 했다. (국정원 직원 체포와 공소장 변경 신청 등을) 하나도 보고하지 않은 것처럼 오도돼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사팀은 법을 어긴 적이 없다. 항명이 아니다.”(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

21일 서울고검·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해 온 윤석열(53·여주지청장)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의 ‘폭탄’ 발언으로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놓고 윤 전 팀장과 조영곤(55) 서울중앙지검장이 서로 반박하는 식으로 공방전이 전개됐다.

포문은 윤 전 팀장이 열었다. 그는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조 지검장에게 보고한 경위와 국정원 수사 때 외압 정황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윤 전 팀장은 “조 지검장에게 보고를 했더니 파급효과를 감내하기 어려워하는 걸 보고 지검장에게 누가 될 것 같아 모든 것을 제가 안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사상 비난은 다 감수하고 결행을 한 것이다. 그러나 절차를 위반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윤 전 팀장이 저를 염려해 준 것은 사실이다. 국정원에 비밀이 누설되면 애로사항이 생기지 않겠냐고 해서 이 수사는 중요하기 때문에 절차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전 팀장은 “강제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보고했지만 조 지검장이 수사를 하지 말라고 부당 지시를 했다”고 했으나, 조 지검장은 “수사하지 말라는 지시는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팀장은 강제수사의 필요성과 관련해 “불이익이 오더라도 국정원 사건 수사는 어떤 식으로든 일정한 단계까지는 가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사라는 게 초기에 사태를 장악해야 한다. 그 정도까지는 표범이 사냥하듯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팀장은 조 지검장이 사전 보고를 받고도 언론에 “정식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듯 언론플레이를 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윤 전 팀장은 “수사팀 검사들은 트위트 글을 보고 상당히 분노했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검사의 본모습이면 이런 보고를 받았을 때 수사를 해보자고 해야 하는데 조 지검장은 보고도 안 받은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수사를 책임질 분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건 공소장 변경 신청을 철회하기 위한 단계 아닌가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조 지검장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이 국정원 사건에 대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시절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국정원 사건 수사 책임자가 누군지를 놓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보고라인이 아니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 차장은 “공보라인과 수사총괄 책임자”라고 답했다. 그러나 윤 전 팀장은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원세훈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윤 전 팀장과 이 차장은 다른 의견을 보이며 마찰을 빚었고, 이후 윤 전 팀장이 실질적으로 수사·재판의 총괄 책임을 맡아왔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은 시정잡배보다 못한 조직이다. 윤 전 팀장의 항명이고 하극상이다”라며 격한 표현을 쓰자, 조 지검장은 국감장에서 후배 검사와 공방을 벌인 데 대해 자책하는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윤 전 팀장은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런 중요한 수사를 하면서 압수수색영장 등이 다 발부된 것은 처음이다. 법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벌인 ‘대왕고래’ 실패…산업부 “경제성 없다” 1.

윤석열이 벌인 ‘대왕고래’ 실패…산업부 “경제성 없다”

윤석열 “홍장원·곽종근서 탄핵공작 비롯…‘끌어내라’ 지시 안 해” 2.

윤석열 “홍장원·곽종근서 탄핵공작 비롯…‘끌어내라’ 지시 안 해”

[단독] 이진우, 윤석열 폭음 만찬 직후 ‘한동훈’ 검색…11월 계엄 준비 정황 3.

[단독] 이진우, 윤석열 폭음 만찬 직후 ‘한동훈’ 검색…11월 계엄 준비 정황

곽종근 “윤석열, 정확히 ‘의원’ 끌어내라 지시…의결정족수 언급” [영상] 4.

곽종근 “윤석열, 정확히 ‘의원’ 끌어내라 지시…의결정족수 언급” [영상]

오늘 퇴근길 최대 10㎝ 눈…입춘 한파 일요일까지 5.

오늘 퇴근길 최대 10㎝ 눈…입춘 한파 일요일까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