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윤석열 전 수사팀장 국감 발언 온라인서 화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트위터서 ‘올해 최고의 명언’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트위터서 ‘올해 최고의 명언’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 조작 및 정치 개입 사건’을 수사해 온 윤석열(53·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21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잔잔한 울림을 주며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윤 전 팀장의 발언은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과의 공방 과정에서 나왔다. 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윤 전 팀장을 향해 “이런 대한민국 검찰 조직을 믿고 국민이 안심하고 사는지 걱정된다. 하다못해 세간에 조폭보다 못한 조직으로, 이것이 무슨 꼴이냐. 증인은 조직을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윤 전 팀장의 폭로가 문제인 것처럼 본질을 흐리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 질문이었다. 윤 팀장은 이에 대해 “대단히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밝혔고, 정 의원은 다시 “사람(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충성하는 것 아니냐”고 말꼬리를 잡았다. 윤 전 팀장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이런 말씀을 드린 것이다”라고 정면으로 되받아쳤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을 통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의 오늘 발언, 두고두고 내 마음 속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도 윤 전 팀장의 말을 인용한 뒤 ”이 말은 사람에게 아부하고 있는 해바라기 ‘정치 검찰’의 가슴을 후벼팔 것이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인권운동가 고상만씨도 트위터를 통해 “제가 선정하고 싶은 2013년, 최고의 명언입니다”이라고 평가했으며,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도 ”윤석열 수사팀장의 이 말이 아침부터 마음을 울리는군요. 부정한 권력 아래에서 진정으로 당당하고 의로운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한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bu***)도 “윤석열 검사의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고백이 권은희 경찰의 용기 있는 증언처럼 하루가 넘도록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아마 가슴을 울린 감동이었기 때문일 것, 우리의 희망은 바로 이런 것에서 찾아지지 않을까”라고 소감을 적었다.
트위터에선 21일 국감에 대한 평가도 많이 회자됐다.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누리당의 반응을 보니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때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강민창 치안본부장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적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교수는 또 “항명이냐, 소신이냐, 검찰 내부 논란으로 상황을 몰아가는 방송을 보니 진짜 황당하다.…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건의 핵심은 오직 하나, 민주주의의 기본을 뿌리째 흔든 정보기관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이다”라고 평가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거침없고 막힘없고 자연스러운 윤석열 팀장의 진술 태도와 서울지검장의 더듬고 추상적인 태도의 차이, 누가 거짓말장이인지 일반인 눈에도 확연하죠”라고 평을 적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팀장에 대한 검사장들의 집단 왕따 그리고 십자가 밟기. 이 얼마나 슬픈 현실입니까?”라며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집단인 수도권 검사장들의 행동에 인간에 대한 사랑과 후배 검사에 대한 애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적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특검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검찰은 수사팀이 제대로 수사를 하도록 도와줘야 하지요. 예상되는 외압에 굴하지 않게 바람막이가 되어줘야 하는데, 외려 수사의 발목을 잡으려 했으니”라며 ”검찰은 즉시 윤석열 지청장을 수사에 복귀시켜야 합니다. 아니면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요”라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jh***를 쓰는 누리꾼도 “외압의 실체를 밝히지 못하면 검찰은 식물화되고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라며 “검찰의 진상조사로는 실체적 진실 가릴 수 없다. 특검 실시”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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