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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말 바꾸거나 거짓이거나’…국방부 해명이 의혹 되레 키워

등록 2013-11-20 19:52수정 2013-11-20 22:53

김관진, 국회서 국정원 지침 부인
예산지원 사실도 하룻새 말바꿔
사이버사 요원 표창 은폐 정황도
국방부가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댓글·트위터 정치개입 사건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듭된 말 바꾸기와 거짓말, 석연치 않은 설명으로 의혹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국가정보원이 국가심리전 활동 지침을 사이버사령부에 보낸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그런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국정원 관계자는 전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10년부터 연·월간으로 국정원이 사이버사령부에 ‘국가심리정보활동방향’을 문건으로 보냈다. 연간 방향은 북한 및 국제정세, 국가 심리전 목표, 심리전 중점 추진 방향으로 되어 있고, 월간 방향은 북한의 대내외 선전·선동 전망 및 대응 논리, 해외 심리전 환경 및 활용 소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심리전 활동 방향을 담은 문건 형태의 국정원 지침이 사이버사에 매월, 매년 정기적으로 전달됐는데도 김 장관이 국회에서 이를 부인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처럼 군 사이버사와 관련된 의혹을 계속 부인하다가 결국 일부를 시인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왔다. 군 사이버사의 정치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달 14일 국방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 장관은 “사이버사령부는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았고 국외 적대세력을 대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월22일 국방부는 “일부 군 사이버사 요원이 (국내 인터넷 누리집 등에) 정치적 댓글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치개입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김 장관은 또 국방부 국정감사장에서 “사이버사가 국정원에서 예산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바로 다음날인 10월15일 열린 군 사이버사 국정감사장에서는 “일부 예산은 지원받는다”고 말을 바꿨다.

옥도경 사이버사령관은 10월15일 사이버사 국정감사에서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국정원에서 교육받은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군 사이버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1년 8월8일부터 12일까지 3명, 같은 해 9월26일부터 10월5일까지 2명의 군 사이버사 요원들이 국정원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교묘하게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있다. 지난달 22일 국방부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19일부터 31일까지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정부 포상 및 장관 표창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가 ‘대선 직후’로 정한 기간 바로 뒤인 올해 1~6월 사이 군 사이버사 요원 21명이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선 직후’라는 시기를 13일 동안으로 한정함으로써 사이버사 요원들이 정부로부터 표창받은 사실을 애써 숨기려 시도한 것이다. 사이버사 요원들이 댓글·트위터 정치개입을 통해 대선에서 공을 세운 대가로 표창받은 게 아니냐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정환봉 하어영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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