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관들이 28일 오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차남 혁기씨 명의의 페이퍼컴퍼니인 ‘키솔루션’ 주소지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건물에서 물품을 압수해 나오고 있다. 뉴스1
계열사 비자금 조성지시 진술 확보
자녀 등 관련자 집·회사 압수수색
청해진해운 대표 오늘 피의자 조사
‘증거인멸’ 해운조합 직원 3명 체포
자녀 등 관련자 집·회사 압수수색
청해진해운 대표 오늘 피의자 조사
‘증거인멸’ 해운조합 직원 3명 체포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르면 이번주 중 유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자신이 찍은 사진작품을 높은 가격에 계열사에 팔아넘겨 수백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일부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관여한 의혹을 사고 있는 청해진해운 대표 김아무개(72)씨를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27일 청해진해운과 관계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한 회계사 김아무개씨를 불러 조사한 결과, 유 전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 개입했으며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 임원을 지낸 김씨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재무관리를 맡아온 인물이다. 검찰은 계열사 실무진과 전직 고위 임원 여러 명을 불러 유 전 회장의 직접 관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을 오랫동안 수행한 세모 대표이사 고아무개(67)씨가 사실상 ‘자금관리인’인 것으로 보고 고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자녀 등에 대한 소환 일정과 별도로, 유 전 회장의 개입 여부가 확인되면 우선 유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파악한 유 전 회장의 자산규모는 자녀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의 부채를 제외하고 24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업무 집행의 지시자인 것만 밝히면 된다.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먼저 조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와 유 전 회장의 핵심 측근인 고아무개 세모 대표이사의 자택 등 4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또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국외에 법인을 만든 뒤 무역거래를 가장해 1000억원대의 자금을 불법으로 국외에 보낸 사실을 파악하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한국해운조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은 지난 23일 해운조합 인천지부를 압수수색하기 전, 내부 문건을 대량으로 파기한 혐의(증거인멸)로 인천지부장과 팀장급 직원 2명을 이날 체포했다.
한국선급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부산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흥준)은 한국선급 임직원들이 해운업계로부터 금품로비를 받거나 해양수산부 공무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과 관련해 이날 전·현직 임원 1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인천 부산/김정필 김광수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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