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가능성…수사 ‘장기화’ 조짐
장남 유대균씨 특별추적팀 구성
장남 유대균씨 특별추적팀 구성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오는 1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한 유 전 회장이 15일에도 출석 의사를 밝혀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의 첫째 아들 유대균(44)씨가 도피한 가운데 유 전 회장까지 자진 출석하지 않으면 자칫 이번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도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유 전 회장이 출석하겠다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여러 채널을 동원해 유 전 회장에게 출석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르면 다음주 초 집행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유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 본산인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려고 금수원에 진입하는 것은 검찰로선 부담이다. 검찰 수사에 반발하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 수백명이 금수원에 집결해있어 강제구인을 시도할 경우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것도 고민이다. 유대균씨 자택에서 벌인 ‘체포작전’을 허탕친 검찰이 금수원에서도 빈손으로 돌아오면 ‘유 전 회장 일가에 놀아났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애초 이번 수사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신병을 확보하는 작업이 중요할 것으로 봤다.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있다 해도 신도들과 섞여 있으면 찾기 어렵다. 잘못하면 수사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유대균씨 특별추적팀을 구성해 전국에서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 특별추적팀은 인천지검 강력부와 형미집행자 추적팀 소속 수사관 등으로 구성했다. 검찰은 유씨를 검거하는 경찰관에게 1계급 특진과 포상을 하도록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울러 3차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유 전 회장의 첫째 딸 유섬나(48)씨가 프랑스에 거주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법무부 소속 검사를 파견해 강제구인을 위한 사법공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국제약 대표 김아무개(52·여)씨 등 측근 2명에 대해서는 미국 국토안보조사국(HSI)에 체류자격 취소를 요청했다. 체류자격이 취소되면 해당국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게 돼 강제 추방된다.
인천/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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