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게 미군이 폭격장으로 사용했던 경기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농섬(일명 쿠니사격장) 앞 갯벌에서 한 어민이 물때에 맞춰 채취한 굴을 옮기고 있다. 한미행정협정으로 만들어진 매향리 사격장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부터 시작해 2005년까지 54년 동안 주한 미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다가 2005년 8월 폐쇄됐다. 국방부와 경기도 화성시는 2014년 7월부터 폭발물과 금속에 오염된 농섬의 흙을 일부 걷어내는 환경정화작업을 했다. 전만규 전 매향리주민대책위원장은 “지난 54년간 항공기에서 쏟아부은 포탄과 불발탄이 농섬 주변 갯벌 속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박혀 있다. 그 숫자는 100만발인지 1000만발인지 아무도 모른다. 미군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매향리 일대를 평화공원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미군은 지난 54년간 투하한 포탄의 양을 밝히고, 갯벌 속에 웅크리고 있는 포탄과 불발탄을 모두 걷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화성/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