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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 순간] ‘15살 형님은 67년이 지났건만…’ 주름 팬 동생의 한 서린 기다림

등록 2015-04-02 18:37수정 2015-04-02 21:33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나는 그때 어리다고 화를 면했지만 형님은….”
제주 4·3사건 67주기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의 행불자 묘역에서 양원석(77·왼쪽)씨가 형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 앞에 주저앉아 그날의 뼈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당시 열다섯살 꽃다운 나이의 형은 돌아올 줄 모른 채 차가운 비석 위에 ‘양원만’ 이름 석 자로만 남아 있다. 형 얘기를 하는 동생의 얼굴 주름살이 더 깊어졌다.
우리 현대사에서 ‘남로당 반란과 정부군의 진압’으로만 여겨졌던 제주 4·3사건은 2003년에 이르러서야 ‘국가권력에 의한 주민 학살’로 재조명돼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았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 시절 “국가추모기념일 지정을 비롯해 도민의 아픔이 가실 때까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은 4·3위령제가 국가추념식으로 격상된 뒤에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또 보수단체들은 위령제를 지내는 4·3 희생자 1만4231명 가운데 “4·3사건 발발에 직접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핵심 간부 103명을 제외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도 아물지 못한 제주 도민들의 상처에 쏟아지는 소금 같다. 이제 제주가 4·3사건을 역사로 묻을 수 있게, 이들의 눈물을 함께 보듬는 마음이 이 봄, 꽃송이처럼 제주에 내리기를. 남녘에 피어나는 꽃망울이 아픈 봄이다. 
제주/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나는 그때 어리다고 화를 면했지만 형님은….” 제주 4·3사건 67주기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의 행불자 묘역에서 양원석(77·왼쪽)씨가 형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 앞에 주저앉아 그날의 뼈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당시 열다섯살 꽃다운 나이의 형은 돌아올 줄 모른 채 차가운 비석 위에 ‘양원만’ 이름 석 자로만 남아 있다. 형 얘기를 하는 동생의 얼굴 주름살이 더 깊어졌다. 우리 현대사에서 ‘남로당 반란과 정부군의 진압’으로만 여겨졌던 제주 4·3사건은 2003년에 이르러서야 ‘국가권력에 의한 주민 학살’로 재조명돼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았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 시절 “국가추모기념일 지정을 비롯해 도민의 아픔이 가실 때까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은 4·3위령제가 국가추념식으로 격상된 뒤에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또 보수단체들은 위령제를 지내는 4·3 희생자 1만4231명 가운데 “4·3사건 발발에 직접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핵심 간부 103명을 제외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도 아물지 못한 제주 도민들의 상처에 쏟아지는 소금 같다. 이제 제주가 4·3사건을 역사로 묻을 수 있게, 이들의 눈물을 함께 보듬는 마음이 이 봄, 꽃송이처럼 제주에 내리기를. 남녘에 피어나는 꽃망울이 아픈 봄이다. 제주/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제주 4·3 평화공원 행불자 묘역의 67주기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나는 그때 어리다고 화를 면했지만 형님은….”

제주 4·3사건 67주기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의 행불자 묘역에서 양원석(77·왼쪽)씨가 형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 앞에 주저앉아 그날의 뼈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당시 열다섯살 꽃다운 나이의 형은 돌아올 줄 모른 채 차가운 비석 위에 ‘양원만’ 이름 석 자로만 남아 있다. 형 얘기를 하는 동생의 얼굴 주름살이 더 깊어졌다.

우리 현대사에서 ‘남로당 반란과 정부군의 진압’으로만 여겨졌던 제주 4·3사건은 2003년에 이르러서야 ‘국가권력에 의한 주민 학살’로 재조명돼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았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 시절 “국가추모기념일 지정을 비롯해 도민의 아픔이 가실 때까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은 4·3위령제가 국가추념식으로 격상된 뒤에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또 보수단체들은 위령제를 지내는 4·3 희생자 1만4231명 가운데 “4·3사건 발발에 직접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핵심 간부 103명을 제외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도 아물지 못한 제주 도민들의 상처에 쏟아지는 소금 같다. 이제 제주가 4·3사건을 역사로 묻을 수 있게, 이들의 눈물을 함께 보듬는 마음이 이 봄, 꽃송이처럼 제주에 내리기를. 남녘에 피어나는 꽃망울이 아픈 봄이다.

제주/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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