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청문회 영상 갈무리 화면
해경 123정 박상욱 승조원 청문회서 발언…유가족 항의에 뒤늦게 사과
누리꾼 “해경, 철들어 학생 구조 안했나…몇번 생각해도 구할 수 있었다”
누리꾼 “해경, 철들어 학생 구조 안했나…몇번 생각해도 구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에 나섰던 목포해경 123정 승조원이 공개 청문회장에서 “(배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철이 없어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증언한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승조원은 청문회에서 방청중이던 유가족이 항의하자 뒤늦게 사과했다.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TV>가 공개한 청문회 영상을 보면, 지난 14일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1차 청문회에서는 해경 123정이 참사 초기 세월호의 승객이 아닌 선장과 선원만 먼저 구해냈을 때 123정의 해경들은 이들이 선장과 선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진 특조위 비상임위원은 세월호 선원들이 해경 123정으로 옮겨 탄 뒤에도 배에 남아 있었던 박상욱 목포해경 123정 승조원에게 질문을 던졌다. 박 경장은 당시 침몰하던 세월호 선박 주변 갑판에 남아 ‘검은 물체’를 다루고 있었다.
김 위원이 ‘검은 물체’에 대해 반복해서 묻자, 박 경장은 “못 봤습니다”, “잘 모르겠다”, “자세히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경장은 “(제가 기억이 나는 것은 사람들만) 학생들 3명과 조타수만 좀 기억이 난다”며 “(제가) 세월호 앞에서 학생들에게 계속 위험하다고 빨리 벗어나라고 소리를 질러도 애들이 어려서 철이 없었는지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것 같다. 계속 소리쳤다”고 말했다.
청문회장에서 방청을 하고 있던 유가족들은 박 경장 발언을 듣고 거세게 항의했다. 하지만, 박 경장은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계속 소리쳤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이 “청문회를 넘긴다고 끝이 아니라, 여기서 잘못된 진술이나 증인의 기억과 반하는 진술을 했을 때는 형사 조사를 받게 되고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자 박 경장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경장은 다른 질문에 답변을 하다가 뒤늦게 “(아까) 학생들이 철이 없다는 말은 사과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경장의 망언이 담긴 31초 분량의 짧은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앞서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16일(오늘)까지 세월호 청문회를 합니다. 국민들에게 많은 의혹을 알릴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공중파 언론도 방송을 하겠다는 곳이 없습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청문회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월호로 자식을 잃은 부모 가슴에 못을 박은 죄가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깨닫는 날이 올 것입니다”, “해경은 철이 들어서 퇴선방송도 안 하고 살려달라는 아이들 구조도 안했나요? 세금 받아먹고 도대체 그동안 뭐했는지 도무지 할 줄 아는 게 없어 내내 우왕좌왕하다가 달랑 선원들만 구조해서 나왔나요?”, “진짜 철 없는 어른은 대한민국의 수장이란 사람이 세월호 사고 직후 아무런 수습도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카메라나 대동해 인증샷이나 남기고 다녔다. 몇 번을 생각해봐도 구할 수 있던 아이들이었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TV>가 공개한 청문회 영상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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