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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번 찍으면 자식이 짤립니다” 총선 현수막 걸릴까

등록 2016-02-12 16:00수정 2016-02-23 15:20

김동규 교수가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현수막 문구
김동규 교수가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현수막 문구
광고전문가 출신 교수, 더민주에 활용 제안
임팩트 없는 야당 현수막 답답해 문구 제작
김동규 동명대 교수
김동규 동명대 교수
“아버님, 어머님이 1번 찍으시면 당신 자식이 회사에서 잘립니다.”

4·13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선점하려는 정당들의 현수막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 교수가 제안한 현수막 문구 내용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광고 전문가로 활약했던 김동규(56) 부산 동명대 교수(언론광고학)는 세 차례에 걸쳐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현수막에 쓸 문구를 제안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바로 가기)에 지난 9일 밤 ‘더불어민주당 총선 현수막 제안’이란 제목과 함께 “보다 못해 제가 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라며 “아버님, 어머님이 1번 찍으시면 당신 자식이 회사에서 짤립니다”라는 현수막 문구를 만들어 올렸다. 10일에는 “새누리당 집권 10년 만에 헬조선! 망해가는 대한민국을 되살려내겠습니다”라는 내용을, 11일에는 “아버님, 어머님이 1번 찍으시면 당신 손주가 비정규직이 됩니다”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이런 현수막 문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널리 공유됐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실렸다.

김 교수는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시민이자, 지식인으로서 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노동법 개악을 반대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과거 홍보 관련 일을 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더불어민주당의 현수막은 새누리당이나 정의당에 비해서 추상적이고 모호한 측면이 있어 좀 더 직관적인 메시지와 대안을 담은 현수막 문구를 만들어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현수막 문구를 제안하게 됐지만, 이 내용을 활용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몫”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총선기획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아서 자문을 하고 있는 정도”라고 했다.

김동규 교수가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현수막 문구
김동규 교수가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현수막 문구
김 교수의 제안은 누리꾼들이 먼저 주목했다. 누리꾼들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속이 다 시원합니다. 당당하게 내걸어야 할 텐데…”, “야당이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다고 생각하면, 현수막 선전만이 아닌 구체적인 계획과 대안을 보여줘야 합니다”, “국민들을 경제적 어려움에 빠뜨린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써야 합니다”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그는 누리꾼들이 남긴 댓글에 일일이 답을 달았다. 한 댓글에는 “정치적 현수막은 그 자체로 설득의 완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정 이슈의 점화와 확산이 목적”이라며 “야당의 임팩트 없는 현수막 커뮤니케이션은 이슈 파이팅도 여론 확산도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답글에서는 “제가 제안한 슬로건이 얼마만큼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는 접어두고, 그러한 지향을 실천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김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현행 검정제 한국사 교과서를 북한과 연결지었던 새누리당 현수막을 언급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등의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관련기사 : ‘주체사상’ 새누리당 현수막, 하루 만에 사라져) 김 교수는 “새누리당의 누리과정 예산 관련 현수막이나 국정 교과서 현수막을 보면 일부 사실을 왜곡하는 메시지를 담은 게 많았다”며 “특히 이념 대결로 몰아가려 했던 새누리당의 국정 교과서 현수막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황당해 하고 분개했지만, 야당 쪽에선 이보다 강력하고 공격적인, 새로운 담론 프레임을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수막은 굉장히 직관적이고 자극적인 문구로 이슈를 제기하는 강력한 매체”라며 “현수막에 적힌 메시지가 사실인지, 의도적으로 왜곡을 하고 있는지 판단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김동규 동명대학교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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