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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보드게임, 젊음과 섞이고 나에 빠지다

등록 2016-04-05 20:37수정 2016-04-07 09:02

3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박기순(오른쪽)씨와 이영훈 학생이 보드게임의 일종인 젠가에 몰두하고 있다.
3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박기순(오른쪽)씨와 이영훈 학생이 보드게임의 일종인 젠가에 몰두하고 있다.
경희대 동아리 학생과 노는 어르신들
“47번 빼면 넘어질 것 같은데요?” 이영훈(경희대 경영학과 2) 학생이 살짝 훈수를 두자 박기순(85)씨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냉큼 블록 하나를 쏙 빼낸다.

“내가 이거 왕년에 좀 했어.” “와!” 주변에서 환호가 터진다. 박씨는 한 30년 전에 이런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다시 하니 너무 재미있다며 다음에 또 오겠다고 했다.

‘어르신 보드게임을 접하다’ 프로그램을 만든 서울시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이기환 복지사는 “우선 세대 간의 소통 프로그램의 하나로 필요했고,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의 종류가 제한적이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으려는 고민을 계속해왔다. 경희대 팀과 접촉이 되어 두 달 전부터 홍보활동을 해오다 오늘 첫 모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희대 ‘피티피아이’ 동아리 소속 대학생 8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노인복지센터 2층 철학교실에서 젠가, 할리갈리, 몽키텀블링, 펭귄 균형잡기 등의 4가지 보드게임을 준비해놓고 어르신들을 기다렸다. 어르신들에게 생소한 게임이어서인지 쭈뼛쭈뼛하며 교실 문안을 들여다보며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두 명씩 들어와서 대학생들의 안내를 받으며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갔고, 재미를 붙인 어르신들이 동료를 데리고 오면서 열기를 더해갔다.

김유진(회계세무학과 1) 학생과 40여분간 펭귄 균형잡기에 몰두한 최부봉(78)씨는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게임인데 시간 보내기 최고다. 너무 재미있다”면서 펭귄 인형을 배 위에 올리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남상우(경영학과 3) 동아리 회장은 “어르신들이 배우기 쉬운 게임을 우선적으로 골랐다”며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집중력을 키우는 데 최고이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다음에는 더 많은 어르신들과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쪽은 앞으로 격주로 토요일마다 ‘어르신 보드게임을 접하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4월에는 16일과 30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문의 (02)6220-8523.

글·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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