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블루유니온, ‘교사 사냥’ 부추기는 이벤트 논란
도넘은 전교조 비판 ‘눈살’…“학생들 거리 내모는 날조 수업”
도넘은 전교조 비판 ‘눈살’…“학생들 거리 내모는 날조 수업”
한 보수안보단체가 전교조가 만든 세월호 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하는 교사를 신고해달라는 취지의 이벤트를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사·학부모 단체는 “선생님을 신고하면 상품권을 준다는 발상 자체가 ‘교사 사냥’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비영리 안보단체라고 밝힌 블루유니온은 지난 6일 누리집 첫 화면에 ‘‘전교조의 4.16 교과서 활용수업 신고 이벤트 개최’라는 제목의 배너를 띄웠다. 관련 안내문에는 “학생 및 학부모 여러분들은 4.16 교과서를 통해 수업을 진행한 것이 확인될 경우 저희(블루유니온) 선동·편향수업신고센터에 제보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블루유니온은 “제보자에게 문화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블루유니온은 지난 5일 “교육현장에서 전교조의 4.16 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교사를 형사고발 하고 모든 법적인 대응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권유미 블루유니온 선동편향수업신고센터 대표는 이 보도자료에서 “세월호 사고를 반정부 투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교조가 이젠 학생들을 거리로 내몰기 위한 날조 수업을 진행하려 한다”면서 “학생·학부모들이 전교조 교사들의 그릇된 교육에 침묵하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블루유니온의 이같은 ‘교사 신고’ 이벤트 소식을 들은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7일 “학생들에게 교사들을 파파라치처럼 단속·신고하라는 불량스러운 메시지 같다”며 “세월호는 한국 사회 전체의 안전문제와 연관되어 있는데 세월호 교재로 수업하는 것을 범죄행위로 취급하는 것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도 “세월호 교재로 수업하는 선생님을 신고하면 물질로 보상하겠다는 천박한 발상 자체가 물신주의를 교육 현장에 스며들게 하는 것 같다”며 “학생들 이런 것을 배울까봐 겁이 난다”고 꼬집었다.
블루유니온은 지난해 10월에도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편향된 역사 관련 동영상을 보여줬다”며 ‘세월호를 통해 본 한국 현대사’라는 제목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강연 영상을 지목했다. 한 교수는 영상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전쟁 당시 한강 인도교를 폭파하기 전에 피신했다”며 이를 세월호 참사 당시 속옷 바람으로 탈출한 이준석 선장에 비유했다. 한 교수는 또 “이 대통령이 다시 서울에 돌아온 날부터 세월호 죽음의 항로가 시작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단체는 당시 “한 학생이 (한 교수의) 강연 내용이 보수를 깎아내리고 진보를 찬양하는 편파적인 강연이었다”고 알린 바 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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