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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먹밥 3천개 ‘밥 연대’

등록 2016-04-18 19:52수정 2016-04-18 20:44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밥통) 트럭에 실려 와 완성된 3000개의 주먹밥. 사진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 제공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밥통) 트럭에 실려 와 완성된 3000개의 주먹밥. 사진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 제공
시민들 십시일반…안산 추모객들에 돌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였던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손에는 은박지에 싸인 따뜻한 주먹밥이 들렸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밥통) 트럭에 실려 온 3000개의 주먹밥은 전국에서 모여든 추모객의 허기진 배를 채워줬다. 단원고 희생자인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도 밥차에 올라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줬다.

주먹밥 3000개의 숨은 공신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려는 수많은 시민이었다. 백남기 농민 대책위원회는 쌀 200㎏을 지원했고, 밥통 후원자들과 4·16연대는 재료비를 보탰다. 백남기 농민 대책위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농민 백남기씨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17일간 전국 400여㎞를 걷는 중에 밥통에 세끼 식사를 신세졌다. 밥 지을 곳이 마땅치 않아 난관에 부딪혔을 때는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소하지회가 나섰다. 이들의 주선으로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소하리공장 식당 노동자들이 밥을 지었다.

이날 이른 아침 소하리공장 식당에서 지은 쌀밥은 20개의 스티로폼 박스에 담겨 경기 과천시 문원동에 있는 무지개교육 마을로 옮겨졌다. 아침 9시께 중등무지개학교에는 초등학생부터 80대 할머니, 과천노란리본 회원 등 100여명이 모였다. 학교로 들어가는 입구 앞마당에 깔린 돗자리 위로 30여개의 상이 펼쳐졌다. 전날 준비해둔 재료를 밥에 섞는 팀, 뭉친 밥덩이에 김가루를 묻히는 팀, 포장하는 팀, 완성된 주먹밥을 상자에 담는 팀 등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자 3시간 만에 3000개의 주먹밥이 완성됐다.

손지후 밥통 매니저는 “많은 사람들의 연대가 담긴 주먹밥으로 세월호 2주기에 추모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며 “응원과 참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더 낮고 잘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 그들의 편이 되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밥통은 2014년 4월 30여명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이다. 이들은 장기투쟁 농성장을 찾아가 ‘밥차’를 펼치고, 한 끼를 나누는 밥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을 향해 밥차의 시동을 건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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