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법원서 언론 인터뷰
삼성의 특혜 제공 관련 “나는 모른다”
세월호 질문엔 “그땐 엄마랑 연락 안해”
“아이와 있을 수 있다면 자진귀국” 의사
덴마크에서 만난 정유라씨. 사진 ‘길바닥 저널리스트' 박훈규 피디 제공
최순실씨 딸 정유라(21)씨가 “엄마가 다했다, 나는 모른다”며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불법 체류 혐의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뒤 구금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일(현지시각) 법원에 출석한 정씨는 한국 언론인들과 만나 ‘삼성이 말을 구입해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항상 저희 어머니와 일하시는 분이 따로 계신데 포스트잇 딱딱딱 붙여놓고 사인만 하게 하셔서 내용은 모른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인) 박원오 전무님께서 ‘삼성이 선수 여섯명을 뽑아서 말을 지원을 해준다더라. 타보지 않겠느냐’고 해서 그냥 말을 탔다”며 “중간에 남편이 한국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또 엄청 예뻐하던 고양이가 죽어서 한참 방황해서 ‘말을 안 타겠다’고 계속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정씨는 독일 생활비에 대해서도 ‘아버지인 정윤회씨 명의의 강원도 땅을 증여받은 뒤 담보 대출로 독일 슈미텐에 있는 집을 마련했고, 독일에서 세금도 다 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정씨는 “그 때 임신 중이어서 어머니랑 완전히 사이가 틀어져서 아예 연락을 안 할 때였다. 저는 (구로구)신림동에 살았고 어머니는 강남구에 살고 (있어서) 알 수 없다”면서도 “주사 아줌마 백실장님이 누군지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자진 귀국하겠다. 아이가 보고 싶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현지에서 정씨를 인터뷰한 ‘길바닥 저널리스트’ 박훈규 피디는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씨가) 취재진과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미리 준비된 얘기를 풀어내듯이 이야기해 사전에 변호사의 조력을 받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자신이 조사 받는 과정임을 인지해 엄마인 최순실씨와 선을 그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