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세월호 선체 밖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해 유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세월호 선체에는 창문·출입구 등 열린 부분이 300곳 가까이 된다. 이중 100여 곳에 유실방지망이 설치돼있지 않다. 그동안 해수부는 미수습자 유해가 유실될 우려가 있는 곳에는 빠지지 않고 유실방지망을 설치했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실방지망을 좌현, 우현쪽에 설치했는데 (유실방지망 쪽으로 통과해 유해가 나온 건지) 좀더 조사해봐야 한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와 리프팅빔 간의 하중전달이 많다 보니, 그 과정에서 유실방지망이 일부 훼손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발견된 유해가 유실방지망이 설치되지 않은 곳을 통해 빠져나왔든, 훼손된 유실방지망을 통해 빠져나왔든 ‘완전한 수습’에 빨간불이 켜진 건 마찬가지다.
‘유실방지망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2014년 11월11일 미수습자 가족들은 수색에 나선 공무원과 잠수사들의 고통을 걱정해 “수중수색을 멈춰달라”고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장관은 “그동안 병행해왔던 유실방지를 위한 수색활동도 선체 봉인 조처를 한 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0개월 뒤인 이듬해 8월, 자석으로 붙여 너덜너덜해진 유실방지망, 볼트가 다 풀어진 유실방지망 등이 발견돼 유가족이 유실 방지막 용접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실 방지막이 거르지 못한 유류품과 유해들을 2차로 걸러내야 할 사각 펜스는 다시 7개월 뒤인 2016년 3월에야 설치됐다.
인양 과정 중에도 배에는 여러 구멍이 뚫렸다. 지난해 6월, 실패한 선수들기 작업을 하며 선수 부분에 각각 6.5m, 7.1m 길이에 너비 15~18cm의 구멍이 생겼고, 이번 인양 과정에서는 선미램프가 통째 잘려나가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유실을 막기 위한 조처는 취해지지 않았다. 해수부는 “잘려나간 선미램프를 통해 빠져나간 유실물은 없다”고 단언했다.
김형욱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은 “작은 뼈들이 유해로 발굴될 수 있는 지금 상황에 비춰보면 너무나 황당한 대응”이라며 “온전한 선체인양이 온전한 미수습자 수습과 직결되는 만큼 지금이라도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흥석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도 “유실방지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결국 유실 아닌가. 운이 좋게 반잠수선 선박에 떨어진 것이지, 아니면 바다로 떨어졌을 것이다. 해수부가 이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고한솔, 박수지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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