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가 1일 오전 제주시 동문시장을 찾아 선거운동원으로 나선 아들 훈동씨 부부와 감귤주스를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경제계 공공기관 인사 관련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동문이다.
1일 <경향신문>은 유 후보가 안 전 수석에게 2014년 6월부터 1년간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 10여명을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대표 또는 감사 등에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황은 검찰과 특검의 수사 당시 확보된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 메시지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고 한다. 당시 문자메시지를 통해 유 후보는 안 전 수석에게 조아무개씨를 대우증권과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에 갈 수 있는지 문의했고, 조씨는 결국 중소기업청 산하 금융기관 사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 후보는 지인인 대학교수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원장에 취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사 내용을 잘 아는 한 법조 관계자는 “그때 그런 게(문자메시지) 있는 걸 확인한 건 사실”이라며 “다만 당시 별도로 조사를 진행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유 후보가 안 전 수석에게 인사 관련 부탁을 한 사람 중 한 명인 조아무개씨의 경우 중소기업청 산하 금융기관의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정권이 불편해하는 영화 제작에 불이익을 주는 일을 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등장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범행’ 부분을 보면, 당시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과 신동철 국민소통비서관 등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 등에 따라 ‘친노 계열 대기업(CJ·롯데)이 문화·영화 분야 모태펀드의 운용을 독식’하고 있으니 ‘모태펀드 운용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의 임원 교체를 통한 대책 강구’를 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이후 조씨가 바로 그 ‘모태펀드’ 운영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의 사장으로 부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 후보는 1일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불법 인사청탁이 전혀 아니다. 청와대가 워낙 그런 부분에 내정을 많이 하기 때문에 내정한 사람이 있는지 알아봤을 뿐이고 제가 거론된 한 사람도 된 게 없다. 청탁이 아니고 내정자를 알아봤을 뿐이다. 다 내정했는데 응모하면 괜히 망신만 당하는 일이니까 내정자가 있는지 알아봤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선거를 8일 앞두고 이런 식으로 검찰이 정치공작에 가담하는 게 저는 분노하는 심정이다. 우선 불법이나 그런 게 있었으면 수사하면 되는 거다. 그런 건 전혀 안 하고 이런 식으로 선거 코앞에 두고 정치공작 냄새가 나는 이런 짓 하는 게 왜 이러는지 저도 이해가 안 간다. 더는 드릴 말씀 없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이경미 기자, 김성훈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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