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순간] ‘싹수 노란’ 유전자 변형 유채꽃

등록 2017-06-09 11:04수정 2017-06-09 11:25

허술한 검역체계 탓 종자 대량유통
번식력 강해 생태 교란 우려
트랙터가 31일 오후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유채꽃축제 행사장에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심어진 땅을 갈아엎고 있다. 갈아엎은 땅 위에 유채꽃씨가 여전히 땅위로 드러나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트랙터가 31일 오후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유채꽃축제 행사장에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심어진 땅을 갈아엎고 있다. 갈아엎은 땅 위에 유채꽃씨가 여전히 땅위로 드러나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갈아엎은 땅 위로 씨앗을 품은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 줄기가 튀어나와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
갈아엎은 땅 위로 씨앗을 품은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 줄기가 튀어나와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 종자가 심어졌던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한울초등학교 인근 유휴지에 ’유전자변형생물체 의심 출입 및 색물채위 금지(LMO)’ 표지판이 걸려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 종자가 심어졌던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한울초등학교 인근 유휴지에 ’유전자변형생물체 의심 출입 및 색물채위 금지(LMO)’ 표지판이 걸려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2일 오전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심어졌던 강원 태백 문곡소도동 태백체험공원에서 유채를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태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2일 오전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심어졌던 강원 태백 문곡소도동 태백체험공원에서 유채를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태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심어졌던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유채꽃축제 행사장에서 트랙터가 땅을 갈아엎고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유채꽃이 심어졌던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유채꽃축제 행사장에서 트랙터가 땅을 갈아엎고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달 31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총남도청 인근 수암못 유휴지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꽃에 각종 곤충이 붙어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달 31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총남도청 인근 수암못 유휴지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꽃에 각종 곤충이 붙어 있다. 홍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달 31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의 충남도청 인근에 있는 수암못 유휴지. ‘출입금지’라는 빨간색 글씨가 인쇄된 비닐테이프가 땅 전체를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다. 군데군데 테이프에 매달아 놓은 A4 용지 크기의 팻말에는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의심- 출입 및 식물채취 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유휴지 안쪽에는 이미 개화 시기가 지난 노란 유채꽃이 피어 있다. 그 꽃들 사이를 꿀벌과 나비, 무당벌레들이 부지런히 오갔다.

내포신도시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위치한 유채꽃 축제 행사장에서는 트랙터가 먼지를 일으키며 땅을 갈아엎고 있다.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를 심었던 곳이지만, 울타리나 출입금지 표시판은 없다. 트랙터가 지나간 자리에는 유채 줄기가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다. 땅 위에는 씨앗을 품은 유채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가장자리에 심은 유채는 제거되지 않고 온전한 모습이다.

지난달 중순 강원 태백시의 유채꽃 축제 행사장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가 처음 발견됐다. 축제는 취소됐고, 유채는 모두 폐기됐다. 전국의 유채꽃 축제와 단지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내포신도시에서만 최소 5곳에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를 심은 사실이 확인됐다. 트랙터로 땅을 갈아엎고 제초제를 뿌리는 등 사후조처를 하고 있지만, 유채는 이미 꽃을 피우고 씨앗을 떨군 뒤였다. 이들 유채 종자는 모두 값싼 중국산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전국 56곳, 81만㎡(24만5025평)에 심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소규모로 거래된 464㎏은 거래정보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는 세계적인 다국적 식량기업 몬샌토가 개발한 ‘GT73’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품용과 사료용으로 승인됐기 때문에 국민건강 등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에서는 종자용으로 승인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미 뿌려진 종자들은 현장에서 폐기하고 지속적으로 환경영향조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전자변형작물반대 충남행동 김영기 사무국장은 “유채는 배추과의 다른 식물들과 이종교배를 할 가능성이 있다. 유채 종자가 땅속에 들어가면 15~20년 동안 휴면상태로 살 수 있다. 아무리 땅을 갈아엎고 제초제를 뿌려도 번식능력이 있는 유전자변형생물체는 종자가 남아 있기 때문에 생태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정상진 공동대표는 “전국 최초로 유기농업특구로 지정된 홍성에서 친환경으로 브로콜리를 재배하고 있다. 브로콜리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양배추의 한 종류다. 정성스럽게 키운 브로콜리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정부 검역체계가 뚫리고 허가되지 않은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 종자가 전국에 대량 유통됐다. 내포신도시 유채꽃 축제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진행됐다. 심지어 축제에는 유채꽃 비빔밥 행사도 열렸다.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가 인체와 다른 식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 홍성의 농민들과 주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30년 동안 유전자변형작물 반대 운동을 해온 미래농업재단 베를린사무소 베네딕트 헤를린 대표는 5일 내포신도시 유채꽃 주요 행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캐나다에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 종자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유기농 유채 종자가 더는 자라지 못한다.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 종자는 유기농 종자보다 제초제에 3배 넘게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다.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홍성 태백/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이승만 건설, 박정희 도약, 전두환 선진국”…서대문구, 뉴라이트 강좌 채비 1.

[단독] “이승만 건설, 박정희 도약, 전두환 선진국”…서대문구, 뉴라이트 강좌 채비

“육아휴직 쓸 거냐” 정규직 전환 면접 때 묻더라고요…으, 짜증! 2.

“육아휴직 쓸 거냐” 정규직 전환 면접 때 묻더라고요…으, 짜증!

“가수 김장훈 덕에 5일간 매출 1500만원”…‘돈쭐’난 가게 사연 3.

“가수 김장훈 덕에 5일간 매출 1500만원”…‘돈쭐’난 가게 사연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에 뜨뜨미지근한 민심…왜? 4.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에 뜨뜨미지근한 민심…왜?

72살 친구 셋, 요양원 대신 한집에 모여 살기…가장 좋은 점은 5.

72살 친구 셋, 요양원 대신 한집에 모여 살기…가장 좋은 점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