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이 1일 전역 지원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2015년 9월 청와대 보직신고 당시 박찬주 사령관. 연합뉴스
공관병·조리병 등을 상대로 ‘갑질’행태를 했다는 제보가 속출해 논란을 빚은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 부부와 관련해 부부의 갑질을 견디다 못한 공관병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3일 제보를 토대로 보도자료를 내어 “박찬주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임하던 2015년 공관병 한 명이 갑질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한 공관병이 사령관 부인이 지시한 물건을 찾지 못하자, 질책이 두려워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당시 부관이 공관병을 발견하고 제지하여 다행히 자살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박 사령관 부부는 해당 공관병을 타 부대로 전출시킨 뒤 다음 공관병들에게 똑같은 갑질을 했다”고 밝혔다.
박 사령관이 부인의 갑질을 동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공관병이 사령관 부인의 지시를 못참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관밖으로 뛰쳐나가는 사건이 있었는데, 사령관 부인은 이후 남편인 박찬주 사령관(당시 육군참모차장)을 호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사령관은 전속부관, 대령, 공관병을 일렬로 공관에 세워둔 뒤, 관사 밖을 나서면 탈영이라고 훈계하며 “내 부인은 여단장(준장) 급인데 네가 예의를 갖춰야지 이게 뭐하는 짓이냐?”라고 호통쳤다고 한다. 박 사령관은 공관병을 향해 “군기가 빠졌다. 전방에 가서 고생을 해봐야 여기가 좋은줄 안다”고 야단쳤고, 실제 공관을 나섰던 공관병은 최전방 경계근무를 선 뒤 타 부대로 전출됐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제보자들은 박 사령관 부부가 공관병에게 호출벨과 연결된 전자팔찌를 착용하게했다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며 “박 사령관 부부는 공관병들이 식사를 하고 있을 때에도 수시로 호출벨을 눌러 불러냈다”고 주장했다. 박 사령관의 부인이 공관병이 끓인 떡국의 떡이 몇 개 붙어있는 이유로 공관병을 심하게 질책했고, 밤 11시에 공관병들을 불러내 새벽 3시까지 인삼을 달일 것을 지시했다는 새로운 증언도 나왔다.
앞서 박 사령관 부부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공관병들의 제보가 속출하자 육군은 “사령관이 계속되는 군인권센터의 발표에 침묵하는 것은 자중하는 것이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국방부 감사에서 모든 의혹에 대해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사령관 부부의 갑질로 공관병이 자살까지 시도한 점은 매우 충격적인 일로, 인격 모독으로 인해 병사들이 겪었던 모멸감과 수치심이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제보자가 다수이고, 박 사령관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국방부 감사가 아니라 검찰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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