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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후쿠시마 원전사고 1368명 사망” 문 대통령 발언 사실은?

등록 2017-09-27 11:05수정 2017-09-27 11:30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 핵발전소-이것이 궁금하다⑤
후쿠시마원전사고 사망자는 1명도 없나요?

3대 원전사고 중 직접피폭 사망은 체르노빌뿐
일본 직접피폭 사망자 없지만 각종질환 급증
백내장 2배, 뇌출혈·전립선암 3배, 소장암 4배

2014년까지도 12만6천명 피난민 생활
도중 사망하면 ‘지진 재해 관련 사망’ 분류
도쿄신문, 매년 ‘핵발전소 사망자수’ 발표
문 대통령은 2015년 발표 내용을 인용한 것
2011년 3월15일 일본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 제2체육관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나흘 전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50㎞ 떨어진 이곳의 주민들은 쓰나미 피해와 방사성물질 누출 공포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2011년 3월15일 일본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 제2체육관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나흘 전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50㎞ 떨어진 이곳의 주민들은 쓰나미 피해와 방사성물질 누출 공포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신고리 5·6호기 핵발전소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론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발전소 건설 중단에 대한 찬성과 반대 논쟁이 뜨겁습니다. 쟁점은 건설 중단 찬반에 그치지 않고 발전소 건설의 타당성 문제에서부터 핵발전(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요금 등 에너지 정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합니다. 건설적인 토론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니다. <한겨레>는 몇 차례에 걸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및 핵발전소와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19일 고리1호기 원전 영구 정지 기념식에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5년 동안 1368명이 사망했다”고 발언하자, 원자력계와 일부 언론은 ‘방사능 사망 사례는 없는데 과장했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유엔 산하 ‘방사선영향 과학조사위원회’(UNSCEAR)가 2014년 낸 보고서에서 “후쿠시마 방사선에 노출된 발전소 직원이나 일반 주민 가운데 방사능으로 사망 또는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는 사실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세계 3대 원전사고인 1979년 3월 미국 스리마일원전사고, 1986년 4월 옛소련 체르노빌원전사고,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에서 급성방사선증후군(ARS)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는 체르노빌뿐이라는 건 맞습니다. 세 사고에서 모두 원자로 핵연료가 녹는 노심용융이 일어났지만 스리마일의 경우 격납용기 파손이 없었던 반면 체르노빌에서는 격납용기가 없는 데다 건물이 파손돼 피해가 컸습니다. 후쿠시마의 경우 격납건물이 손상됐지만 다행히 직접 방사선 피폭에 의한 즉사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체르노빌이 위치한 우크라이나정부가 2011년 사고 25주년을 맞아 펴낸 보고서를 보면, 1986년 사고 당시 급성방사선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 237명 가운데 28명이 급성으로 사망했으며, 39명이 1987~2010년 사이에 사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방사선의학연구센터에 따르면 생존한 환자들도 심혈관계·소화계·호흡계 등 7대 질환 발병률이 사고 전에는 0~9.5%였으나 5년 뒤에는 12.2~90.1%, 23년 뒤에는 68.1~100%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1986~1987년 체르노빌원전 제염작업에 투입된 노동자들한테서 출생한 1만3136명의 아이들 가운데 1190명이 언청이 등 선천적 결손증을 갖고 태어났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사고 다음해 결손증 아동이 가장 많이 태어났지만 이후에도 비율만 감소했지 10년이 지난 뒤에도 결손증 아이는 계속 태어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급성방사선증후군으로 사망한 경우는 없지만 원전 사고는 해당 지역 주민의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현립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 대학 병원에서 진단한 환자가 2010년 대비 2012년에 백내장의 경우 227%, 협심증 157%, 뇌출혈 300%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소장암 환자는 2010년 13명에서 2012년 52명으로 4배가 늘었고, 전립선암 환자는 2010년 77명에서 2012년 231명으로 3배가 늘었습니다.

일본 국제협력비정부기구센터(JANIC) 등 시민단체들이 2015년 간행한 <후쿠시마의 10가지 교훈>을 보면, 2014년 9월 현재까지도 12만6천명의 피난민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들이 피난 생활을 하다 건강 악화 등 지진의 간접적 요인으로 사망해 유가족이 신고를 하면 ‘지진 재해 관련 사망’으로 분류해 재해 조의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이 제출하는 신청 서류에 ‘핵발전소 재해 대피 중 사망’ 항목이 있어, <도쿄신문>은 이 숫자를 집계해 2013년부터 해마다 3월에 ‘핵발전소 관련 사망자 숫자’를 발표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1380명’은 2015년 3월 이 신문이 발표한 사망자 숫자입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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