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120억 횡령’ 장본인인 다스 전 경리팀 직원 조아무개씨가 30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에 출석했다. 검찰은 조씨를 이날 오전 10시에 소환했으나 조씨는 취재진의 눈을 피해 이보다 40분 일찍 청사에 들어갔다. 수사팀은 120억원 비자금 의혹의 열쇠를 쥔 조씨를 상대로 횡령과 자금이 불어난 경위, 돈을 어떤 성격의 자금으로 인식하고 관리했는지, 당시 윗선개입 여부는 없었는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다스 120억원 횡령 사건의 시작점으로 꼽히는 핵심 인물이다. 조씨는 현재 다스 경리부서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다스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비비케이(BBK) 관련 의혹을 수사했던 정호영 전 특별검사팀은 조씨를 다스의 회삿돈을 횡령한 범인으로 지목했다. 비비케이 특검에 따르면 조씨는 협력업체 직원 이아무개씨와 공모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달 수억원씩, 모두 110억원의 다스 자금을 빼돌린 뒤 17명 명의 43개 계좌에 나눠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돈에 15억원 이자가 붙고, 일부는 조씨가 개인적으로 유용해 최종적으로 횡령한 금액은 120억4300만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비비케이 특검팀은 다스의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조씨가 횡령을 저질렀다는 점을 포착했으나 이를 개인비리로 결론짓고, 언론에 발표하지 않은 채 검찰에 수사기록만 인계했다.
결국 ‘다스 비자금’ 120억원을 찾아내고도 이를 덮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정 전 특검은 지난 9일 해명성 보도자료를 내 “이 자금이 이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간 사실이 없고, 개인 비리인 만큼 특검의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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