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오죽헌을 찾은 북한응원단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연일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북한응원단이 14일에도 바쁜 하루를 보냈다. 북한응원단은 14일 남·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세 개의 경기에 응원을 나섰다.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 경기에서는 경기장에 들렸다 강풍으로 경기가 연기돼 발길을 돌렸고, 피겨스케이팅 페어 쇼트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에선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이어갔다. 개인 최고점을 기록한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김주식(26)은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의 영광을 ‘남북응원단’에 돌렸다.
이날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페어 쇼트프로그램에서 북한 렴대옥-김주식 조는 종전 최고점인 65.25점(국제빙상경기연맹 공인 기록)을 뛰어넘는 69.40점을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 북한응원단은 렴대옥-김주식의 연기에 뜨겁게 환호했다. 한국 관객들도 북한응원단과 함께 환호하며 이들의 연기를 응원했다. 김주식 선수는 경기 후 올림픽방송(OBS)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경기까지 하고보니 우리 민족의 뭉친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응원해주는 그 모습에 힘을 얻었다”라면서 “핏줄을 나눈 한 동포라는 것, 그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북한응원단은 오후 4시40분부터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에서도 응원을 이어갔다. 한반도기를 든 북한응원단은 이날 기존의 붉은색 응원복이 아닌 왼편에 인공기가 그려진 하얀색 바탕에 남색 무늬가 새겨진 응원복을 입었다. 분홍색 부채를 들고 하늘색 저고리와 하얀색 치마를 입은 응원단원들이 부채춤을 추기도 했다. 자리에 앉은 응원단은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펼쳐 들고 ‘파도타기’ 응원을 하거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노래를 불렀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관객의 환호성이 커지면서 북한응원단도 함께 손을 치켜들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이날 용인 알파인 경기장에서 오전 10시 15분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 경기는 강풍으로 연기됐다. 출전 명단에 오른 북한의 김련향(26)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북한응원단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강릉/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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