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증언하는 ‘미투’ 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성도 여성 못지 않게 사내 성희롱 관련 상담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30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만 20살 이상~50살 미만 노동자 가운데 사내 상담창구가 있는 1135명을 분석해 12일 공개한 ‘직장 내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남성 응답자(665명) 가운데 성희롱 관련 상담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성희롱 상담 경험 비율은 응답자 480명 가운데 17.5%로 성별 격차는 4.4%포인트에 불과했다. 전체 성희롱 상담은 15.0%였다. 사내 상담창구를 이용한 비율은 남성이 70.8%로 여성(61.0%)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직종별로 보면 관리직의 성희롱 상담 비율이 33.3%로 가장 높았고, 판매직 20.7%, 단순노무직 16.7%, 사무직 14.7%로 뒤를 이었다.
성희롱 외 다른 상담 주제를 보면 ‘스트레스’와 관련한 상담이 36.1%로 가장 높았고, 근로조건(33.0%), 인사평가·경력(26.4%), 직장 내 괴롭힘(25.7%) 순이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을 분류한 지표 중 ‘성적 공격’을 보면, 신체 접촉이 38.0%, 성희롱이 30.0%, 성차별적 발언이 1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직장인 중 상당수가 성희롱 상담 경험이 있고 남성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면서 “성희롱 피해 등 고충을 털어놓을 상담창구 확산과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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