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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윗선 시킨 대로 했는데 기소돼 억울” 국정원 직원 증언 거부

등록 2018-03-14 14:52수정 2018-03-14 16:25

‘국정원 수사·사법방해’ 재판서 증언 거부
“검찰 협조했는데, 공소장 보니 대역죄인
상부에서 시켜도 직원들 일제히 ‘노’”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 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 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3년 국가정보원의 ‘정치·선거개입’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천호 전 2차장과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재판에 국정원 직원이 증인으로 나왔지만, 증언을 거부하면서 재판이 20여분만에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14일 열린 재판에 남재준 전 원장 시절 ‘실무티에프(TF)'에서 일했던 국정원 직원 ㄱ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2013년 6월 원세훈 전 원장이 재판에 넘겨진 뒤 남 전 원장 지시로 꾸려진 ‘간부티에프‘에서 ‘댓글공작은 개인적 일탈’이라는 수사 대응 기조를 세웠고, 이 기조가 이제영 파견검사 등이 소속된 ‘실무티에프’를 통해 법정 증언을 앞둔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ㄱ씨는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일하다 ‘실무티에프’와 원 전 원장 항소심을 대비해 만들어진 ‘현안실무티에프’에서 파견근무를 했고, 지난달 26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ㄱ씨는 “상부 지시대로 했을 뿐인데 재판받게 된 것이 억울하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ㄱ씨는 “검찰에 협조했는데 막상 공소장을 보니 (제가) 대역죄인으로 돼 있어 가슴이 떨리고 손이 떨려 인간으로서 겪을 고통을 다 겪고 있다”며 “윗사람들이 시킨대로 했을 뿐인데 왜 말단 직원, 5·6급 증인까지 다 기소했는지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ㄱ씨는 진정성립(수사기관의 진술조서 내용이 실제 자신의 진술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 과정에서도 “참담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상부에서 시키면 걱정하고 있다. 5·6급까지 다 기소되니까 뭘 시켜도 일단 ‘노(no)'한 뒤 국정원법에 맞는지 안맞는지 걱정하는 상황이다”며 “(검찰에) 협조할 거 다 하고, (상부에서) 시켜서 다 한 것이고, 성심성의껏 했는데 (이제) 무슨 말을 못하겠다”고 했다.

결국 이날 ㄱ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검찰은 ‘댓글공작’ 때 서 전 차장 등이 검찰 압수수색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ㄱ씨 혐의와 관련없다며 질의를 이어갔지만 ㄱ씨는 “티에프 활동 등과 연관되니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은 20여분 만에 종료됐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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